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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또 하나의 일상

다섯 살 딸아이가 준 첫 크리스마스 선물

다섯 살 딸아이가 준  크리스마스 선물


"아빠, 어~, 오늘은 우체통에 가보자."
"왜"
"어, 그냥"
무작정 아이는 아파트 우체함으로 나를 끌고 간다.


"짜잔, 아빠, 사랑해"

순간 나의 얼굴이 빨개졌다.
말썽만 피우던 아이가 크리스마스 카드를 짝 펼치는 게 아닌가.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엄마아빠 사랑해서 편지 줄께요
내가 떼써서 미안해요
그리고 행복해요 또 돌발(돌봐)주셔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건강하세요
딸 김 ㅇㅇ 올림


올해부터 글자 쓰는데 재미를 들인 다섯 살 난 딸아이가 준 첫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삐뚤삐뚤하지만 한 자 한 자 정성을 쏟은 글씨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전혀 생각도 못했던 선물에 어찌나 감동스럽던지....

며칠 전이었다. 아이가 산타할아버지께서 내일 선물을 가지고 온다고 자랑하였다.
그날 아내는 선물 가게에서 선물을 사서 아이 몰래 어린이집으로 보냈다.
다음날 집에 온 산타할아버지는 선물을 한아름 아이에게 안겨주었다.
그때 아이의 즐거워하던 눈동자를 잊을 수 없다.


오늘 아이의 눈동자가 그러했다.
아니 산타할아버지가 준 선물을 받을 때 보다 아이는 오늘 더 신이 났다.

누군가로 부터 무언가를 받을 때도 좋지만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것이 더 기쁘지 않을까.

큰 선물은 아니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따뜻한 마음을 준 아이를 보며
나도 오늘 당장 좋은 일을 하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