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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박물관

인권의 도시다운 발상, 전시관이 있는 광주 지하철 마륵역

 

 

 

인권의 도시다운 발상, 전시관이 있는 광주 지하철 마륵역

 

 

송정리역은 한산하기 이를 데 없었다. 다른 대도시와는 달리 이날 둘러본 광주의 몇몇 지하철역들은 조용했고 퍽이나 편안했다. 지하철역 곳곳이 무슨 전시관처럼 잘 꾸며져 있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송정리역을 떠난 지하철은 송정공원역에서 잠시 섰다. 대도시답지 않게 번잡함이라곤 찾을 수 없는 광주의 지하철은 잠시 시간을 비켜선 듯했다.

 

 

 

객차와 객차 사이의 출입문이 모두 열려 있어 곡선구간을 지나칠 때면 길게 늘어진 열차 내부의 모습이 마치 속을 모두 비워낸 뱀의 몸뚱어리를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거대한 뱀의 몸 안에 들어온 듯한 그 기괴한 느낌에 잠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날 밤, 송정리역 근처 떡갈비 거리를 찾았다가 식당 주인이 추천한 모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지하철을 탔다.

 

 

송정공원역, 공항역을 지나 김대중컨벤션센터(마륵)역에서 내렸다. 마륵역에는 2008년 10월에 조성한 ‘인권테마역사관’이 별도로 있었다.

 

 

각종 작품과 조형물, 패널, 책자들이 전시되어 있어 지하철 역내가 마치 하나의 전시관인 줄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인권의 도시다운 발상이었다.

 

 

벽면에는 문화지하철을 선전하며 매달 공연 일정을 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