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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기행

12폭포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의 절정, 포항 내연산



12폭포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의 절정, 포항 내연산
- 진경산수화를 그린들 이보다 아름다우랴!



공업 도시의 상징인 포항에 내연산처럼 아름다운 산이 있으리라고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해발 710m인 내연산은 부드러운 겉모양과는 달리 그 속살은 기암괴석과 폭포로 꽉 찬 단단한 산이다.


내연산은 원래 종남산으로 불리다 신라 진성여왕이 이곳에서 견훤의 난을 피했다 하여 내연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내연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흔히 보경사 인근의 갑천 계곡을 말한다. 오랜 가뭄으로 계곡은 메말라 있지만 12폭포와 기임괴석이 빚어내는 그 아름다움은 비길 데가 없다.


보경사 옆 수로를 따라 천천히 오르면 내연산 12폭포로 가는 길이다. 계곡에 물 한방울 없어 다소 당황스럽지만 사실은 수로로 계곡의 물을 흐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수로가 끝나는 즈음에 수중보가 나타나고 그 위부터는 계곡에 물이 있다.


내연산 십이폭포 가는 길은 계곡을 옆구리에 끼고 가는 아름다운 길이다. 작은 여울처럼 평범하던 계곡에 어느새 집채만한 바윗돌이 계곡을 메우기 시작한다.

상(쌍)생폭포 오랜 가뭄으로 수량이 부족해 아쉬움이 컸다.

벼랑은 점점 심해지고 숲이 하늘을 가린다. 병풍을 치듯 계곡을 깊이 감싸고 있는 기암괴석이 점점 깊은 산중으로 여행자를 끌어 들인다. 계곡도 잠시 모습을 드러낼 뿐, 깊은 숲과 벼랑에 이내 몸을 숨겨 버렸다. 


여기서부터 12폭포는 시작된다. 눈이 호사스럽고 발걸음이 즐거운 길이다. 상생폭포에서 시작하여 보현폭포, 삼보폭포, 잠룡폭포, 무풍폭포, 관음폭포, 연산폭포, 은폭포, 제1,2,3 복호폭포, 시명폭포에 이르러 12폭포는 끝이 난다.


폭포가 빚어내는 절경에 병풍바위, 선일대, 비하대, 학소대, 신선대, 선일대같은 기암절벽이 아름다움을 보태어 가히 선경을 이룬다.


폭포는 내연산을 오르는 산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땀이 송글송글 맺힐 즈음 시원하게 물줄기를 쏟아내는 폭포에서의 휴식은 봄산을 오르는 묘미를 더해 준다.

보현폭포는 암반 사이에 폭포수를 숨기고 있어 계곡을 비집고 들어가야 볼 수 있다.

상생폭포는 남부군을 비롯해 각종 촬영지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상생폭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산길을 오르면 바위벼랑에 몸을 숨긴 보현폭포가 나타난다. 밖으로는 절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보현폭포는 보현암 오르기 전에 계곡을 비집고 들어가는 수고로움이 있어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잠시 보현암에 들러 목을 축인다. 암자 뒤 소롯길을 따라가면 불상 한 구가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선일대 인근의 내연산 풍광이 뺴어나다. 아득한 벼랑과 소나무, 푸른빛에 물든 산자락이 아름답기 그지 없다.

보현암

보현암에서 내연산은 점점 깊어진다. 계곡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이다.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까마득하게 깊은 협곡이 오금을 저리게 한다. 길 아래의 깊이만큼 수백미터에 달하는 기암괴석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멀리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내연산 12폭포의 절정인 관음폭포와 연산폭포가 지척에 있음을 알겠다. 작지만 넓은 암반 위를 시원스럽게 흐르는 잠룡폭포와 무풍폭포는 여행자에게 아름다움이 절정에 다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한다.

무풍폭포

좁은 계곡이 갑자기 넓어진다. 비하대가 병풍처럼 깊고 넓은 소를 둘러싸고 쌍굴인 관음굴 옆으로 두 폭의 폭포가 물줄기를 쏟아낸다. 연산폭포로 가는 구름다리가 폭포 위로 걸쳐 있다.

관음굴과 관음폭포

신선의 영역이었던 연산폭포는 이 구름다리로 인해 이제는 인간들도 갈 수 있게 되었다. 신선이 학을 타고 오르내렸을 학소대도 이 다리로 인해 인간이 접근하게 되었다.

은폭포 가는 길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린다고 한들 자연이 만든 이 절경을 담을 수 있을까. 한 장의 사진을 찍는다고 한들 이 물소리, 바람소리를 담을 수 있을까. 한 편의 동영상을 찍는다고 한들 깊이 감동한 이 마음마저 담을 수 있을까.

비하대

구름다리를 건너면 연산폭포이다. 내연산 최고의 폭포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폭포이다. 하늘에서 떨어져 검푸른 소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대하다. 폭포 주위 사면을 벼랑이 감싸고 있어 들어오지 않고서는 폭포의 존재조차 모르리라.

연산폭포

시간이 허락한다면 시명폭포까지 나머지 다섯폭포를 다 둘러보고 싶지만 이번의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하였다. 내연산은 가을에도 좋겠지만 사실 12폭포가 있어 수량이 풍부한 여름에 가야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금낭화 핀 서운암

☞ 여행팁 내연산은 경북 포항시 송라면에 있다. 보경사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하고 보경사 옆 수로를 따라 등산로로 접어들면 된다. 보경사에서 제1폭포인 상생폭포를 거쳐 제6폭포인 관음폭과 제7폭포인 연산폭까지는 2.5km 정도로 쉬엄쉬엄 가도 왕복 서너시간이면 충분하다. 아이들과 함께 오르기에도 무난한 산길이다.



▒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http://blog.daum.net/jong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