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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기행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서원, 남계서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서원, 남계서원


예로부터 ‘좌 안동, 우 함양’이라 하여, 함양은 안동에 견줄 만큼 학문과 문벌이 번창했던 곳이다. ‘우 함양’의 기틀을 잡은 이가 바로 정여창이다. 일찍이 김굉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과 더불어 조선 5현으로 불리었을 정도로 그는 높은 학문과 명성을 가지고 있었다.

 서원의 정문 격인 풍영루

정여창을 모신 곳이 남계서원이다. 남계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영주 순흥의 백운동서원 다음으로 오래된 서원이다. 백운동서원이 중종 38년(1543)에 건립되어 명종 5년(1550)에 소수서원으로 사액을 받았다면, 남계서원은 그보다 뒤인 명종 7년(1552)에 세워져 명종 21년(1566)에 사액을 받았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 때도 훼철되지 않고 남은 47개 서원 가운데 하나이다.

왼쪽 앞부터 묘정비 서재인 영매헌, 강당인 명성당, 동재인 애련헌

 

서원이 있는 마을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홍살문과 하마비가 있다. 그 뒤로 정문 구실을 하는 풍영루가 당당히 서 있다. 풍영루에 오르면 서원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각 안에는 연꽃을 비롯한 갖은 꽃무늬장식과 그림을 볼 수 있다. 정여창 선생은 연꽃을 좋아하여 재실의 이름도 애련헌이라 하였다고 한다. 서원 마당의 연못에는 비를 맞은 연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채색이 되어 있는 묘정비

연못 뒤에는 묘정비가 있는데 지붕돌과 몸돌에 채색을 한 것이 특이하다. 서원답사를 많이 해보았지만 채색을 한 비석은 좀처럼 본 적이 없다. 서원의 중심에는 위풍도 당당한 명성당(강당)이 있고 좌우로는 동재인 애련헌과 서재인 영매헌이 있다.

장판각

 애련헌과 연못

엄격한 서원 건축물에서 보면 다소 파격적인 동, 서재는 측면이 마당으로 돌출되어 누각을 이루고 있다. 서원이 선 자리가 경사진 지형이여서 거기에 알맞게 배치하여 자연과의 균형을 이루려는 옛 선인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우의를 입고 열심히 촬영 중인 온누리님

명성당 옆으로는 장판각이 있고 다시 건물을 돌아가면 높은 층계 위로 사당이 있다. 명성당과 사당 주위로는 큰 배롱나무가 포근히 감싸고 있다. 붉은 빛이 감돌아 서원의 품격을 한층 더 높인다. 사당에는 정여창과 서원 설립을 주도한 개암 강익, 영의정에 추존된 동계 정온 세 분을 모시고 있다.

사당에는 일두 정여창, 개암 강익, 동계 정온 세 분을 모시고 있다.

 

사당이 있는 높은 언덕에 서면 남계서원 전경과 남계천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한눈에 볼 수 있다. 서원의 본래 목적이 산간이나 향촌에 은거하며 학업을 익히기 위한 뜻으로 세워져서 꾸밈이 소박하고 주위의 경관과 잘 어울린다.


 

서원에서 남계천을 건너 얼마간 가면 정여창의 고택이 있는 개평마을이 있다. 인근에는 김일손을 배향한 청계서원이 있다. 남계서원은 2009년 5월 26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99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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