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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기행

눈썹지붕과 고택의 봄-동계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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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고택 사랑채 북방식의 두줄박이 겹집양식과 남방식의 높은 툇마루양식이 혼재되어 있다.
하늘과 맞닿은 용마루 아래에는 눈썹기와가 달려 있고 내루에는 처마를 덧댄 눈썹지붕이 있다.

봄도 벌써 막바지이다.
뭇사람들이 애타게 기다렸던 봄도 꽃들의 향연이 끝나면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줄 것이다.
짧아서 아쉽고, 기다려지고, 그리워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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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봄은 나른함을 넘어 낮에는 덥기까지 하다.
날씨가 더워지면 너나 할 것 없이 계곡을 찾게 되고, 넓은 누마루를 떠올리게 된다.
아직 봄의 여운이 남아 있지만, 시원한 정자와 누마루가 보고 싶은 지루한 봄날 오후였다.
덕유산 아래 위천강이 흘러 내리는 언덕배기에는 강동마을이 있다.
고래등같은 기왓집이 즐비한 이 마을은 한 눈에 보아도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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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랑채의 쪽창 하인들이 거주하는 행랑채에는 오가는 손님들을 볼 수 있는 조그만 창을 내었다.

강동마을 동계고택.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문간공동계정온지문文簡公桐溪鄭蘊之門 이라는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10년의 귀양살이를 하면서도 영창대군의 처형을 반대하고
 병자호란 때 화친을 반대했던 동계 정온 선생의 충절을 기려 인조 임금이 내린 정려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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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을대문 사이로는 사랑채가 보인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지붕이 둘로 되어 있다.
원래의 지붕에다 처마를 하나 더 낸 이중구조이다.
처음 집을 지을 때 그러한지는 모르겠으나 여느 집에서나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이다.
생긴 것이 눈썹과 같다 하여 일명 '눈썹지붕'으로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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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누마루의 처마 뿐만 아니라 사랑채와 안채의 용마루 밑에도 눈썹이 있다.
용마루 밑에 기와골을 덧낸 것이 눈썹처럼 보인다.
장식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용마루에서 흘러 내린 빗물로 지붕이 상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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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과 사랑채 내루

동계 고택의 주거양식은 북방과 남방의 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 특징이 잘 드러난 것이 사랑채이다. 사랑채를 옆에서 보면 두 줄로 방이 배치되어 있다.
이는 겨울철의 보온을 으뜸으로 치는 북방식의 두줄박이 겹집구조이다.
한편으로는 두 벌의 낮은 기단 위에 툇마루를 높이 깔아 습기와 더위를 피하는 남방식이 고안되었다.
이는 남쪽지방에 있으면서도 추운 산간내륙에 위치한 고택의 지형적 특성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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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을 들어서면 정갈한 장독대가 있는 안마당이 있다.
안채의 용마루 아래에도 눈썹 기와골을 내었다.
안채는 사랑채와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큰 덩치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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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고택 안채 안채 용마루 바로 아래에도 눈썹을 달고 있다.
앞뒤로 퇴가 달렸고 사랑채와 마찬가지로 두줄박이 겹집의 큰 건물이다
.

안방문은 여닫이를 바깥쪽에, 다시 미닫이를 안쪽에 설치한 이중문의 구조이다.
특히 왼쪽의 미닫이문 한쪽에는 네모틀에 창호지를 바르고 다른 한쪽에는 유리를 끼웠다.
이 유리를 통해 바깥의 동정을 살피도록 한 그 눈썰미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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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툇마루는 오랜 세월의 연륜이 묻어난다.
화려하지 않지만 지극히 정갈한 바깥마당 한 켠엔 아담한 석가산을 조성하였다.
새로 덮은 기와는 옛맛이 덜하지만 산뜻한 느낌을 준다.
조용한 시골마을 큰 고택의 봄은 고적함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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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와 석가산, 행랑채

동계고택은 조선 후기인 1820년에 세워진 사대부주택으로 중요민속자료 제105호이다.
여름 경승지로 유명한 수승대 바로 아래 마을인 강동마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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