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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기행

날개 달린 이런 집 처음이야! 이금재 가옥

 

 

 

날개를 달고 있는 이런 집 처음이야! 이금재 가옥

- 옹골찬 우리 옛집의 슬기로움, 이금재 가옥

 

 

 

보성 강골마을의 열화정에서 대숲 울창한 마을 골목길로 내려오면 이금재 가옥이 나온다.

 

 

마을 안내도에는 이금재 가옥과 이용욱 가옥은 미 개방 가옥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집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집안으로 들어섰다. 마침 종손이 집에 있어 예를 갖추어 집 구경을 하겠다고 하니 흔쾌히 수락했다.

 

 

▲ 사랑방으로 이용된 작은방은 옆으로 드나들 수 있도록 별도의 문을 두었다. 사랑방 동쪽에 후원과 굴뚝이 아담하게 꾸며져 있고, 쪽문을 통해 나가면 있는 텃밭이 있다.

 

이금재 가옥은 안채, 행랑채, 곳간채로 되어 있다. 생각보다 단출한 규모다. 안채는 1900년을 전후하여 지어졌고, 광채는 19세기에, 나머지는 20세기 초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집은 전체적으로 간단한 구성이지만 공간의 활용은 뛰어나다. 안채는 서쪽부터 부엌, 큰방, 대청 2칸, 작은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채는 강골마을의 다른 고택처럼 대청에 문이 달려 있어 얼핏 보면 방으로 보인다. 동쪽 끝의 작은방은 사랑채가 따로 없는 이 집에서 사랑방의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옆에서 드나들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삼남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식이다.

 

 

사랑방 동쪽에 후원과 굴뚝이 아담하게 꾸며져 있고, 쪽문을 통해 나가면 있는 텃밭이 있어 고택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 이금재 가옥의 안채는 뒤쪽으로 'ㄷ'자 형의 날개를 달고 있다.

 

부엌을 통해 뒤로 나가면 돌담에 둘러싸인 장독대가 있다. 안채 뒤로는 잘 꾸며진 뒤뜰과 앙증맞은 굴뚝이 있다.

 

'ㄷ'자로 꺾이면서 건물 칸 수도 2칸이 추가되어 전체 7칸의 구성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남도에서 유일하게 이곳 이금재 가옥에서만 볼 수 있다고 안내문에는 적혀 있었다.

 

 

뒤뜰을 살피다 이 집 만의 놀라운 구조를 발견하게 되었다. 밖에서 보면 흔한 남도방식인 一자 형의 5칸 안채가 뒤쪽에서 보면 'ㄷ'자 형으로 날개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ㄷ'자로 꺾이면서 건물 칸 수도 2칸이 추가되어 전체 7칸의 구성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남도에서 유일하게 이곳 이금재 가옥에서만 볼 수 있다고 안내문에는 적혀 있었다.

 

▲ 이금재 가옥의 안채는 뒤쪽으로 'ㄷ'자 형의 날개를 달고 있다.

 

종손의 이야기는 달랐다. 보성 군내에 이런 비슷한 구조의 집이 한 채 더 있다고 했다. 다음에 찾아볼 일이다. 대개 건물 앞쪽으로 'ㄷ'자 형의 날개를 달고 있는 집은 간혹 본 적이 있으나 이 집처럼 건물 뒤로 꺾인 날개 건물은 처음 보았다. 이런 특이한 공간 구성으로 인해 건축가들이나 대학 교수들이 이 집을 종종 찾아온다고 했다.

 

 

'ㄷ'자 형의 집 모양대로 툇마루도 ㄷ자로 내었다. 거무튀튀하게 세월이 묻은 툇마루의 휘어지는 곡면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그 움푹한 공간으로 작은 뒤뜰도 생겼다. 사랑채와 안채가 별도로 구별되지 않은 구조에서 여자들이 남의 이목을 피해 자신들만의 공간으로 사용하기에 제격이겠다.

 

 

다시 부엌으로 해서 안채로 나와 마당을 중심으로 배열된 건물들을 둘러본다. 안채에서 보면 맞은편의 광채는 안마당보다 낮고 야트막하게 지었다. 안채의 전망을 고려해서다. 광채 한구석엔 옛 식대로 뒷간이 숨겨져 있었다.

 

▲ 오봉산을 바라보고 있는 이금재 가옥에선 보는 위치에 따라 오봉산이 멀리 보이기도 하고 가까이 보이기도 하는 등 원근감의 효과가 잘 드러난다.

 

이금재 가옥에선 오봉산 자락이 무척이나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오봉산이 멀리 보이기도 하고 가까이 보이기도 하는 원근감의 효과가 잘 드러난다.

 

▲ 오봉산을 바라보고 있는 이금재 가옥에선 보는 위치에 따라 오봉산이 멀리 보이기도 하고 가까이 보이기도 하는 등 원근감의 효과가 잘 드러난다.

 

마당에서 보면 오봉산이 멀리 보이다가도, 안채 마루에서 보면 오봉산이 훨씬 가깝게 보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이는 건물을 지을 때 전망을 고려하여 지은 옛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금재 가옥은 분재해온 집인 이용욱 가옥과 바로 붙어 있다.

 

 

중요민속자료 157호로 지정된 이금재 가옥은 소나무목재를 사용했다. 기둥이나 처마 등에 사용한 목재들은 벌목한 다음 바닷물에 충분히 담가서 그 뒤틀림을 방지하여 강도를 유지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 오른쪽 작은방은 사랑채가 별도로 없는 이금재 가옥에서 사랑방 용도로 사용되었다. 옆 대청의 툇마루보다 높이 올린 높은마루가 인상적인데, 작은방은 옆으로 드나들 수 있도록 별도의 문이 달려 있다.

 

이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목재가 벌레가 먹지 않고 집을 튼튼하게 받치고 있게 된 것이다.

 

 

이금재 가옥을 둘러보면서 웅장하지는 않아도 옹골찬 우리 옛집의 슬기로움을 엿볼 수 있었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 오른쪽 '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