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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사람

추석 대목장에서 맷돌 가는 할머니, 대박이네!

 

 

 

 

추석 대목에서 맷돌 가는 할머니, 대박이네!

- 진주중앙시장 맷돌 가는 할머니

 

 

추석 전날 진주중앙시장에 갔다. 진주시의 중앙에 있는 이 시장은 조선시대에 형성된 지방장시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시장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원래 진주장은 매월 2일과 7일에 열리는 5일장이었다가 일제강점기 매일 장이 서는 상설시장이 되었다. 해방 이후 중앙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1966년 1월에 큰불이 나 대부분의 점포가 불에 타 현재의 점포는 그 이후 다시 지어진 것이다.

 

 

중앙시장은 서부 경남에서 가장 큰 장으로 남해의 싱싱한 해산물과 서부의 풍부한 농산물이 거래된다. 특히 이들 야채와 생선이 거래되는 새벽시장은 이름께나 알려져 있다.

 

근레

 

추석 때 쓸 제수를 사기 위해 우리가 들른 곳은 생선전, 며칠 전 주문해 놓았더니 손질을 한 생선을 잘 말려 두었다. 공용주차장을 만드는 등 거듭 변신을 하여 지금은 찾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명절이라 그런지 시장은 북새통이다.

 

 

원래 중앙시장은 미곡시장과 마포시장, 포목점과 과자점, 채소공판장이 유명했다. 미곡전은 주차장으로, 과자전은 지금은 겨우 흔적만 볼 수 있고, 포목점과 주단가게들은 대부분 옷가게나 한복점으로 바뀌었다. 채소공판장이 있던 자리는 먹자골목과 활어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중앙시장은 현재 530여 개의 점포가 영업 중인데 아직도 한복가게는 가장 많은 점포를 자랑하고 있다.

 

 

 

건어물과 생선, 채소 따위를 사고 점심을 먹기 위해 제일식당으로 가고 있는데 낯선 풍경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 한 분이 맷돌을 돌리고 있었다. 시장 한복판에 그것도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좌판을 펼치고 맷돌을 가는 모습이 생소했다.

 

 

할머니는 늘 그랬다는 듯 무심하게 천천히 아주 느리게 맷돌을 돌리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맷돌에선 뽀얀 콩물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직접 콩을 삶아 와서 이곳에서 맷돌에 갈아 콩물을 내니 믿을 수 있고 맛이 좋아 단골손님들도 제법 있는 모양이었다.

 

 

콩을 집어넣고 맷돌을 돌리는 할머니는 온 신경을 쏟고 있었다. 잠시 말을 걸자 빙그레 웃을 뿐, 할머니는 다시 맷돌 돌리는 데만 집중했다. 음식에는 오로지 정성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결국 할머니에 대해선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채 옆에 서서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 할머니의 맷돌은 무심한 듯 계속 돌며 하얀 콩물을 쉴 새 없이 뿜어냈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