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장과 사람

중국산과 제주 옥돔의 차이, 제주동문시장

 

 

 

중국산 옥돔과 제주 옥돔의 차이, 여기선 간단해요! 제주동문시장

 

산지천 광장에서 길 건너로 동문재래시장을 알리는 큰 입간판이 보였다. 아치형의 대형 간판 앞에는 제주답게 돌하르방 두 기가 시장 입구를 떡하니 지키고 있었다.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인데도 시장은 의외로 한산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역시나 감귤이다. 상자에 가득 담긴 귤을 보고 있자니 ‘제주의 시장은 뭔가 다르구나’ 절로 느껴진다.

 

 

황금빛을 내는 감귤이 시장의 아침을 훤히 밝힌다. 산뜻한 기분에 발걸음도 절로 즐거워졌다.

 

 

동문시장은 생각보다 꽤나 넓었다. 그저 그런 시장이겠거니 여겼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곳의 수산시장은 제법 알려져 있다. 그 유명세답게 수산시장은 온갖 해산물로 그득했다.

 

 

올레길이 동문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올레꾼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식당 앞에는 올레꾼들에게 값싸고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저마다 현수막을 내걸었다.

 

 

제주동문시장은 1945년 해방이 되자 상설시장이 생기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1946년 모슬포에 국방경비대 제9연대가 창설되면서 육지에서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각종 상품의 대부분을 이곳 동문시장에서 공급하면서 번창했다. 그러나 1946년 3월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여 수많은 피해를 입자 지금의 자리로 옮겨 제주 상업의 중심지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주의 상징 흑돼지도 보인다. 하지만 이곳에도 수입산 고기가 많다. 다행히도 원산지를 정확히 밝히고 있어 소비자는 제주산인지, 수입산인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리저리 시장을 구경하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초콜릿을 건넨다. 감귤로 만든 초콜릿, 제주를 다녀올 때마다 선물용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구입했던 그 초콜릿이다. 초콜릿 몇 개와 함께 건넨 것은 명함이었다.

 

“잘 부탁해요. 택배도 되니까요.”

 

얼떨결에 초콜릿을 받았는데 알고 봤더니 카메라를 보고 홍보를 부탁한 기색이었다. 아무렴 어떤가. 아주머니의 마음을 고맙게 받기로 했다. 시장 곳곳에는 이처럼 감귤과 제주 특산품을 파는 선물 가게들이 즐비했다.

 

 

상인들은 분주했다. 특히 말린 생선을 마치 꽃잎을 펼친 것처럼 좌판에 늘어놓았는데 보기에도 퍽이나 예뻤다. 길게 열 지어 펼쳐진 모습이 이곳 시장만의 또 다른 장관이었다.

 

“모살치라요. 제주도에서 잡히는 거지요. 고질맹이라고도 해요. 이게 옥돔만큼 맛이 좋다오. 5마리에 만 원밖에 안 하니 얼마나 싸고 좋소.”

 

옥돔이 아니냐는 여행자의 뜬금없는 물음에 아주머니가 딱하다는 듯 설명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보리멸’이라는 생선이었다. 주로 회나 초밥으로 먹으며 반 건조시켜 구이나 튀김으로 먹으면 고들고들한 맛이 좋다고 했다.

 

 

옥돔도 좌판 이곳저곳에 눈에 띄었다. 단연 여행자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여기 포장된 건 제주산 옥돔으로 5마리에 4만 원이고 중국산은 4마리에 2만 원 내지 3마리에 1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어요. 국산과 중국산은 구별하기가 힘든데 이곳 시장에선 국산은 이것처럼 비닐로 진공 포장해서 판매하고 중국산은 바구니에 그냥 내어놓고 팔고 있어요. 알고나 사세요.”

 

제주도 억양이 제법 섞인 주인의 말은 몇 번이나 물은 끝에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해준 덕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시장을 한 바퀴 돌고나니 시장기가 왔다. 시각은 이미 8시를 넘기고 있었다. 올레꾼들이 다녀갔다는 현수막을 보고 한 순댓집에 들어갔다. 고기를 듬뿍 넣은 순댓국은 푸짐했으나 조미료 맛이 강했다. 그래도 재래시장이니 이 정도로 까탈을 부릴 것은 아니었다. 한 그릇 든든히 먹고 오현단으로 향했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