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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선, 남도 800리

기차여행을 떠나다, 천리길 진주역 풍경

 

 

 

기차여행을 떠나다, 곧 사라질 진주역 풍경

 

주말에 기차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코레일 여행작가로 선정이 되어 올해는 기차를 무료로 탈 수 있습니다. '기차로 떠나는 치유여행-경전선 남도 팔백리' 라는 제목으로 경전선을 6개월 동안 취재할 예정입니다. 본격적인 취재에 앞서 기차도 익힐 겸 함안을 다녀왔습니다. 마침 5, 10일이 함안 5일장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진주역을 찾았습니다. 기차라는 것이 통 익숙하지 않아 역사부터 낯설었습니다.

 

 

역사 안에는 역시나 조용했고, 열차시간표 아래 역무원도 조용합니다.

 

 

기차표를 끊고 승강장으로 나왔습니다. 출발 시간은 11시 33분, 아직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역내를 한 번 둘러보았습니다.

 

 

진주역은 1923년 12월 1일 삼랑진 진주 간 철로가 개통되면서 1925년 8월 1일부터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1968년 2월 7일에 진주 순천 간 철로가 개통되면서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경전선이 본래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이곳의 진주역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올 연말이면 인근 개양역으로 역사가 옮겨지기 때문입니다. 철로가 복선화되고 KTX가 들어오면서 변화가 생긴 것이지요.

 

 

역 한 구석에서 특이한 구조물을 보았습니다. 원형의 구조물을 따라 레일이 둥글게 깔려 있었습니다.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알 도리가 없습니다. 나중에 역무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전차대'라고 했습니다. 기관차의 방향을 돌릴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방향을 180도 튼 후 객차를 연결하여 반대 방향으로 출발하는 것이지요.

 

 

진주역에는 다른 역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얼핏 보아도 그 크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건물의 정체는 '차량정비고'입니다.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문화재 제20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기차를 정비하는 곳이라 그런지 규모가 대단합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시끌벅적했겠지요. 오늘은 너무나 조용하군요. 혼자 있으니 으스스하기까지 합니다.

 

 

이 건물의 외벽에는 총탄 자국이 더러 있습니다. 한국전쟁 때의 상흔이라고 합니다. 전쟁의 흔적은 이곳도 비켜가지는 못했나 봅니다.

 

 

오래되고 찾는 이도 없다 보니 왠지 냉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기차가 올 시간도 되고 해서 승강장으로 나왔습니다.

 

 

주말이라 제법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곧 비가 쏟아질 태세입니다.

 

 

철로를 건너는 사람들이 하나의 풍경입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낯섦과 두려움과는 달리 기차는 이제 친숙하고 그리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우산을 지팡이삼아 기차를 기다리고,

 

 

아가씨는 승강장 기둥에 기대어 기차를 기다립니다.

 

 

마침내 기차가 들어왔습니다. 긴 경적을 '부~앙' 울리며 말입니다.

 

 

승강장의 사람들이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기차로 다가섭니다. 기적소리가 이렇게 정겨운지 오늘 새삼 느낍니다.

 

 

이제 한 시간을 달려 함안에 갈 것입니다. 덜컹덜컹 기차를 타고 그리운 간이역을  지나쳐 5일장의 푸근한 모습을 만날 것입니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