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의 섬

완도 앞바다에 해적선이 나타났다고?



 

완도 앞바다에 해적선이 나타났다고?


여름휴가의 마지막을 완도에서 보냈습니다. 완도는 족히 열 번이나 넘게 다녀간 곳이지만 언제 와도 좋은 곳입니다. 수년 전만 해도 완도항 일대는 밤이면 조개구이 난전이 들어서 있어 휴가지의 왁자지껄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도시 정비로 인해 깔끔한 분수대만 있을 뿐 옛 정취가 없어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완도항 일대는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안개 속에서 거대한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한 배였습니다. 안개에 깊이 둘러싸인 배는 영화 속에 나오는 해적선 같습니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자세히 보니 청산도로 가는 여객선으로 보입니다.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합니다.


무언가에 쫓기듯 여객선은 바삐 도망을 갑니다.


경비행기 한 대가 여객선을 발견하고 급히 엄호를 합니다.(사실은 잠자리입니다.)


여객선은 "부아앙" 고동소리를 내며 검은 연기를 내뿜습니다. 항구를 발견한 모양입니다.


마침내 항구에 도착한 여객선은 검은 한숨을 내쉬며 안심합니다.



이번에는 신지도 방면에서 안개를 뚫고 한 척의 배가 나타납니다.


전속력으로 어딘가를 향해 달립니다.


마치 보물선을 발견한 해적선처럼 들떠 보입니다.


유조선이었습니다.


유조선으로 완전히 근접했습니다.


유조선 주위를 몇 차례 돕니다. 나포하기 전에 이것저것 살피는 듯 합니다.


해양경찰선이 출동 준비를 합니다. 유조선에서 긴급 구호 요청을 했나 봅니다.


전속력으로 달려 유조선에 접근한 배를 쫓기 시작합니다.


쫓고 쫓기는 긴박한 상황이 계속됩니다.


마침내 유조선 주위에 있던 해적선은 도망을 쳤고 바다는 다시 평온을 찾았습니다.

완도 앞바다의 아침 풍경을 해적선에 빗대어 잠시 즐겨 보았습니다. 한 편의 싱거운 장면에 출연한 것은 어선 두 척과 여객선 한 척, 유조선 한 척, 잠자리 한 마리였습니다.

김천령의 여행이야기에 공감하시면 구독+해 주세요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김천령의 풍경이 있는 한국기행]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