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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테마가 있는 여행

삼보사찰을 대표하는 암자 순례 6곳





 

삼보사찰을 대표하는 암자 순례 6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보사찰은 그 위용에 걸맞게 많은 산내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불보사찰인 양산 통도사, 법보사찰인 합천 해인사, 승보사찰인 순천 송광사가 그것이다. 대찰인 이들 산사를 찾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지만 많은 인파로 번잡하기 이를 데 없다. 진정한 나를 찾고 싶은 이들은 조용한 산내암자에서 가을의 깊음을 알게 되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암자 송광사 '불일암'

-모소유無所有(법정스님)

 '무소유'를 실천하신 법정스님이 조계산 자락 이곳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찾아오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자 법정스님은 이곳을 미련 없이 떠났다. 평소 깔끔하셨던 법정스님의 성품이 암자 곳곳에 배여 있다. 관광이 아닌 마음을 닦고 싶은 이들은 흔적도 없이 다녀오면 좋으리라.



 

전설따라 낙엽길, 쌍향수의 송광사 천자암

-꽃은 피어도 향기가 없다네.(보조국사)

 천자암가는 길은 즐겁다. 특히 가을철이면 홍골의 전설 따라 울긋불긋한 단풍 길을 만끽하며 걷는 것은 그 자체로 황홀하다. 지금은 천자암가는 찻길이 놓였지만 아무래도 걸어가는 것이 좋으리라. 천자암의 뒤뜰에는 거대한 쌍향수 두 그루가 있다.  보조국사와 그의 제자인 중국 금나라의 왕자 담당이 꽂은 지팡이가 뿌리내린 것이라고 한다. 나무의 나이는 800살이 이미 넘었다고 한다. 마치 스승과 제자가 서로 절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천자암은 쌍향수(천연기념물 제88호)로 유명한 암자다.



 

가야산의 으뜸가는 절승지, 해인사 ‘백련암’

-자기를 바로 보라. (성철스님)

 예부터 가야산의 으뜸가는 절승지라 일컫던 백련암은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선조 38년인 1605년에 서산대사의 문하였던 소암스님이 중건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래전부터 소암대사를 비롯하여 환적, 풍계, 성봉, 인파대사와 같은 고승들이 수도를 해왔던 곳이다. 성철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주석한 곳으로 더 알려진 백련암은 암자 주변에 우거진 노송과 환적대, 절상대, 용각대, 신선대 같은 기암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어 수행처로서 깊은 곳임을 알겠다.



 


해인사 암자 1번지, 해인사 ‘원당암’

-공부하다 죽어라.(혜암스님)

 원당암은 ‘해인사 일번지’같은 상징적인 암자이다. 신라 애장왕은 공주의 난치병이 낫게 되자 부처의 가호로 여겨 순응, 이정 두 대사의 발원에 따라 해인사를 창건하게 된다. 왕은 서라벌을 떠나 가야산에 들어와 불사를 독려하면서 국정을 보기까지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원당암이다. 십 수 년 전만 해도 고적했던 암자는 혜암스님이 머문 후부터 활기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혜암스님은 성철스님 열반 이후 해인사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방장을 역임한 분이다. 스님은 하루 한 끼만 먹는 ‘오후불식午後不食’ 정진과 방바닥에 등을 대지 않는 ‘장좌불와長座不臥’ 수행을 수 십 년 동안 계속하셨던 분이었다.



 

금개구리 사는 통도사의 대표 암자, 통도사 ‘자장암’

- 장엄하게 펼쳐진 만다라의 세계(자장율사)

 자장암은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짓기 전에 머물던 유서 깊은 암자이다. 계곡이 시원하고 암반 위를 흐르는 계류가 아름다워 통도사 팔경 중의 하나로 당당히 손꼽힌다. 자장암은 극락암과 더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이유인즉슨 암자의 풍광도 빼어나거니와 자장암에 살고 있다는 금개구리 때문이다. 법당 뒤쪽 바위 구멍에 살고 있다는 금개구리는 자장율사가 머물 때부터 이곳에 살며 자장암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영축산의 아름다운 암자, 통도사 ‘극락암’

- 극락에는 길이 없는데 어디로 왔는가(경봉스님)

 극락암은 통도사 뒤 산길로 가면 된다. 암자까지 이르는 포장도로가 있으나 산길을 한번 걸어보는 것도 의미 있으리라. 극락암은 고려 충혜왕 2년인 1332년에 창건되어 1758년 철흥이 중건하였다고 한다. '세 번 웃을 수 밖에 없는 삼소굴三笑窟'은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선승인 경봉스님이 주석하신 곳이다. 세 번 웃으면 극락에 이른단 말인가.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