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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테마가 있는 여행

남도의 대표작, 아름다운 무지개다리들





남도의 대표작,
아름다운 무지개다리들


남도를 여행하다보면 정감어린 옛 다리를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네 옛 다리는 대개 나무다리와 돌다리로 나뉜다. 나무다리는 놓기가 쉬운 반면 견고성이 부족하였고 돌다리는 반영구적인 반면 가설하기가 쉽지 않았다. 돌다리는 다시 교각을 세우고 판돌을 까는 널다리桁橋와 구름다리라고도 하는 무지개다리虹橋로 나뉜다. 물론 널다리에서 다시 여러 장의 판돌을 까는 경우도 있지만 화순 유마사 보안교(길이 5m, 넓이 3m)처럼 거대한 통바위를 아예 그대로 다리로 쓰는 경우도 있다. 무지개다리는 교각대신 다듬은 돌로 홍예를 만들어 그 위를 흙이나 돌로 메운 다리이다. 상대적으로 놓기가 수월한 널다리가 무지개다리보다 훨씬 많이 축조되었음에도 현재 남아 있는 것은 무지개다리가 훨씬 많다. 이는 무지개다리가 구조적인 안정성과 내구성이 뛰어나기 떄문이다. 무지개다리는 구름다리, 홍교, 아치교, 홍예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남도를 대표하는 널다리(이후 포스팅 예정)는 단연 나주의 고막다리이고 무지개다리는 벌교 홍교일 것이다.


선암사 승선교-선녀도 반한 아름다움의 극치

다리 자체도 아름답거니와 강선루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다. 우리나라 무지개다리 중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데 이견이 없다. 선암사 입구에는 무지개다리가 둘이 있는데, 그 중 큰 무지개다리인 이 승선교가 보물 제400호로 지정되어 있다. 길이 14m, 높이 7m로 위에는 흙을 덮어 길을 만들었다. 승선교는 숙종 24년인 1698년에 호암대사가 축조하였으며 그후 해봉스님에 의해 중수되었다.



진도 남도석성의 쌍홍교와 단홍교-질박함이 주는 정겨움
고려 원종 때 삼별초가 해안을 방어하기 위해 쌓았다는 남도석성 남문 앞을 흐르는 '가는천(세운천)'에 두 다리가 있다. 개울이 좁은 곳에 단홍교를 물길이 넓은 곳에 쌍홍교를 놓았다. 두 다리 모두 편마암의 판석을 그대로 사용하여 만들었다. 규모는 작지만 자연판석을 그대로 사용하여 무지개다리를 쌓은 것으로 좀처럼 보기 힘든 다리이다. 남문  밖에 있다 하여 '남박다리'라고도 불린다.



벌교 홍교(횡갯다리) - 가장 규모가 큰 무지개다리 
무지개 모양을 닮은 홍교는 벌교 포구를 가로지르는 다리이다. 원래는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뗏목다리가 있었다. 벌교筏橋'라는 지명도 예전에 이곳에 있었던 '뗏목다리'에서 유래하였다. 숙종 44년인 1718년에 이곳 주민들이 뗏목다리를 놓았는데 1728년에 홍수로 다리가 무너지자 영조 5년인 1729년에 선암사의 초안선사가 홍교를 세웠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다리를 놓아 사람들이 편히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월천공덕越川功德'이라 하는데 중요한 보시로 꼽고 있다. 그뒤 1737년에 다리를 새로 고치면서 3칸의 무지개 다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곳 홍교는 단교라고도 불렀는데, 큰물이 나면 다리가 끊어져 사람의 통행이 끊어진데서 유래되었다. 벌교 홍교는 보물 제304호로 지정되어 있다.


소쇄원의 나무다리-깊은 사유의 다리
조선 최고의 민간 원림인 소쇄원에 있다. 소쇄원의 다리는 크게 돌다리담장, 그 앞의 통나무 다리, 그리고 이 다리가 있다. 짙은 대숲으로 흐르는 계류 위에 조붓하게 놓여 있다.


여수 흥국사의 무지개다리-현존 단일 무지개다리 중 가장 크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무지개 다리 중 가장 크다고 한다. 조선 인조 17년인 1639년에 계특대사가 축조하였다고 한다. 혹은 임진왜란 때 절에 머물던 승군들이 쌓았다고 하고, 또는 승군들이 반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관아에서 풍수지리상의 지맥을 끊기 위해서 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홍수로 인해 무너진 것을 다시 쌓으면서 자연스러운 곡선미가 많이 흐트러졌다고 한다. 흥국사 무지개다리는 보물 제563호로 지정되어 있다.




송광사의 청량각(위)과 능허교(아래)-마음을 씻어 마음을 비우다.
송광사로 길을 여는 청량각은 현재 보수 공사 중에 있다. 대개 청량각 위를 걸어 송광사로 가다보니 아름다운 무지개다리를 놓치기 십상이다. 개울쪽에서 무지개다리와 청량각을 보는 맛이 그윽하다. 일주문을 지나면 능허교凌虛橋라는무지개다리가 있다. 다리 위에 놓인 정자가 흔히 알고 있는 우화각이다. 우화각 뒤쪽으로는 침계류, 앞으로는 임경당이 있다. 능허교는 송광사에서 가장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에 있는 아름다운 무지개다리이다.(아래사진-임경당(왼쪽),우화각,능허교)




창녕 영산 만년교-소박하고 수수한 멋.
한때(1985~1914) 창녕읍을 대신하여 군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영산면에 위치한 소박하고 튼실한 다리이다.  영산면 소재지의 남천에 가로놓인 만년교는 무지개다리 중 크기가 작은 편이나 소박하고 수수한 멋이 있다. 조선 정조 4년인 1780년에 영산의 백성들이 힘을 모아 놓았다고 한다. '남천교', '원다리'로 불리기도 한다. 보물 제564호로 지정되어 있다.



고향의 다리-소박한 꿈
증조부께서 지은 정자 회암정 위의 계곡에 있다. 지금은 밭일 가는 촌로들의 농로로 이용되고 있다. 다리 위에 10여m 의 폭포가 있고 계곡물이 옥구슬 구르는 소리를 내며 흐르는 곳이다. 나이 들면 이곳에 정자를 짓고 나즈막하니 예쁜 무지개다리를 놓을 꿈을 가지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원림을 짓고 정자에서 거문고를 뜯으며 여생을 보내는 것이 나의 꿈이다.




양산 통도사 극락암 무지개다리-극락으로 가는 여시아문
영축산의 봉우리가 연못에 비친다는 극락영지를 가로지르는 어여쁜 다리이다. 조금은 가파른 듯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 이곳이 바로 극락이 아닌가. 달이 휘영쳥 밝은 밤에 영월루에 앉아 달그림자를 완상하는 맛도 깊을 듯하다.


천은사 수홍루
지리산 구례 천은사에 있다. 다리는 콘크리트로 별 볼품이 없으나 계류 위에 있는 누각 수홍루가 걸작이다. 큰 저수지가 있어 해질녘이면 아주 운치가 있다. 근래에 가뭄이 들어 저수지가 메말랐지만, 각종 CF, 드라마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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