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분홍색 부분의 저수지에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노건평씨 골프연습장(?)'이 있다.
사진 왼쪽 작은 잔디밭이 바로 일명 '노건평씨의 골프연습장'이라는 곳이다.
골프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철문이 내려져 있어 저수지 건너편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 얼핏 보기에는 100여평도 되지 않아 보인다. 이 작은 잔디밭이 세상을 시끄럽게 했단 말인가. 잠시 당시(2007.9.8) weekly chosun 1972호에 게재된 '노무현 타운 뒤 저수지엔 형 노건평씨 골프연습장' 이라는 기사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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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노건평씨의 골프연습장과 그의 스윙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골프채를 들고 있는 노건평씨와 골프연습장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담담하게 보이는대로 묘사를 하고 있지만 이글의 의도는 이어지는 기사에서 읽혀진다.
'김해시청은 “(연습장·숙소·산기슭 도로에 대해) 모두 허가를 받아야 하는 시설들”이라며 “담당 부서에 통보해 시정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사의 끝에는 '정원토건'이 수의계약으로 봉하마을 공사 10건을 수주받은 것을 문제 삼으며 노건평씨를 관련짓는다.
'노건평씨 관계 회사 봉하마을 공사 10건 수의계약
이쯤되면 노건평씨의 골프연습장이 사실 여부를 떠나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애써 객관성을 유지하려 하지만 실은 골프연습장의 묘사를 통해 얻고자 하는 의도는 다른 데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저수지 건너편에서 본 잔디밭. 노전대통령 사저를 '아방궁'이라 묘사한다면 이곳도 충분히 '호화 골프연습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시사저널 취재팀이 노건평씨를 방문하고 난 후 2008년 2월 4일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자. 앞선 weekly chosun 1972호의 기사에는 노건평씨의 인터뷰나 그의 입장은 철저히 무시되고 몰래 찍은 듯한 사진과 김해시청 관계자의 말이 전부인데 비해 이 기사는 노건평씨를 직접 만난 후 작성한 것이다.
'얼마 전에는 모 언론에 노씨가 불법적인 골프장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며, 마치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 되었는데요. 건평씨와 그 가족들은 억울함을 억누르고 있었습니다. 당시 기사에 보도된 그 골프채는 외손자(희정씨의 아들)의 장난감이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 손자가 그 골프채를 가지고 놀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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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친. 인척 손자의 놀이용 플라스틱 골프채가 고가의 수입골프채로 둔갑되고 거기에 딸린 한개에 460원하는 골프공이 12,000원짜리로 변신하는가 하면 노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가 농가수입을 위해 가꾸어 잔디시설 보수용으로 판매하고 있는 배추밭 딸린 100평 남짓한 잔디 기르는 밭이 개인용 골프장으로 확대, 왜곡되어 보도 된 것 등은 언론으로서는 커다란 부끄러움으로, 인척들에게는 가슴 아픈 응어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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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전체적으로 노전대통령 귀향 이후의 봉하마을을 기사화하고 있고 그중 일부가 노건평씨의 이야기이다. 즉 골프채는 손자의 놀이용이고 weekly chosun 1972호에서 보통 골프공 가격의 2배라고 주장하던 특수 골프공은 460원짜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골프연습장은 배추밭 딸린 잔디시설 보수용의 밭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2008년 3월 10일 weekly chosun 1995호는 '[노건평씨의 개인 골프연습장] 매일 아침 7시 샷! 샷! -골프공 배급기·거리표시용 부표·공 모아주는 파이프… '라는 기사를 다시 작성하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와 봉화산 사이에는 저수지가 있다. 이곳에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개인용 골프연습장’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귀향 사흘째인 2월 27일 오전 7시30분. 노건평씨가 은색 그랜저TG 승용차를 몰고 나타났다. 빨간색 모직 스웨터에 귀를 가리는 방한모 차림. 왼손에는 골프장갑, 오른손에는 작업용 면장갑을 꼈다. 골프장 관리인이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피웠고, 잠시 불을 쬔 노씨는 관리인과 함께 가건물 앞에 쳐진 그물망을 걷어냈다. 골프공 배급기가 설치된 슬레이트 가건물에 들어선 노씨가 허리를 돌리며 몸을 풀더니 본격적 샷 연습을 시작했다.
.......중략......
weekly chosun은 작년 9월 17일자(1972호)에 노건평씨의 이 저수지 골프연습장을 처음 보도했다. 하지만 노씨는 이후 본지의 보도 내용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왔다. 최근에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골프채는 손자의 장난감이다. 이걸 가지고 있는 내 모습을 몰래 사진을 찍어가서는 내가 잔디밭을 꾸며놓고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호화생활을 한다고 써놨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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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관리인의 말을 빌어 노건평씨가 아침 7시에 나와 30분 내지 한시간 정도 연습을 한다고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외로 노건평씨의 인터뷰를 실었다. 왜 그랬을까.
'10여분 샷을 날리던 노씨는 연습장 건너편에 있던 취재진을 보았는지 연습을 멈췄다. 잠시 불을 쬐던 노씨는 작은 간이 숙소로 들어갔다. 노씨는 “방해됐다. 리듬이 깨졌어…” “500개짜리 (골프공) 한 박스에 20만원인데, 그렇게 쓰는 게 어딨노” “아직 필드 한 번 안 나가본 사람한테 무신…”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 인터뷰를 실은 목적도 자세히 보면 의도가 보인다. 즉 노건평씨의 말에서'500개 짜리 (골프공) 한 박스......아직 필드.....'라는 말을 통해 노건평씨도 스스로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음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보인다. 이 당시에는 이미 다른 언론에서 노건평씨의 골프연습장 문제가 의도적으로 확대 왜곡되고 있다는 기사가 많이 양산되었기 때문에 노건평씨가 골프를 하고 있고 골프연습장만은 실재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려는 강한 욕구가 보인다.
2008. 02. 29 데일리 서프라이즈 기사는 김해시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김해시청 관계자는 "조선일보 보도 후 그 곳에 가봤다. 논물을 받아 놓은 소류지에서 운동삼아 가끔 하시는 것 같다. 그러나 개인 골프장이라고 하기에는 터무니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2008. 01. 29 시사저널 기사에는 weekly chosun 1972호(2007.9.8) 의 기사 보도와 관련하여 김해시가 노건평씨의 골프연습장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겠다라고 밝혔으나, 이후
김해시청에서는 “그 주간지의 기사에 나온 골프 연습장은 없었다.그래서 시정 조치를 내릴 필요가 없었다”라고 확인해주었다고 하였다.
위의 기사들을 읽고 여러분들은 무엇을 느꼈는가. 이 사건은 2007년 9월에 첫 보도된 이후 잠잠하다가 2008년 시사저널에서 골프채가 손자의 장난감이었다고 보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골프채가 진짜이든, 손자의 장난감이든, 심지어 낫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것이 중요한 것일까. 이 진실을 아는 사람은 조선기자와 노건평씨 본인이다. 골프채도 사건의 중요한 단서일 수는 있으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럼 '골프연습장'은 실재하는가? 위의 기사들을 찬찬히 살펴 보면 노건평씨가 어떤 형태로든 골프(?)를 친 것은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 골프연습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했으며 김해시 관계자도 골프연습장이라고 하기에는 터무니없다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시정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당시 weekly chosun은 노건평씨의 골프 장면을 묘사한 기사에 바로 이어 노건평씨가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기사를 같이 게재한 것이다. 이는 골프 장면과 골프연습장을 담담하게 묘사했다고 하더라도 이어지는 기사가 이권에 개입했다는 식으로 서술함으로써 마치 개인골프장을 지어 호화생활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게 만들었다.
또한 weekly chosun은 왜 사건 당사자인 노건평씨를 만나지 않았는가하는 의문이다.
'보수 언론의 기자는 만나보질 못했다. 여기에 날 취재하러 와서는 몰래 어딘가에서 찍고 가버리지 집에 들러서 얼굴 보고 가는 기자는 없었다.'
왜 그랬을까. 몰래 사진을 찍고 주변인들의 말만 취사선택하여 사실인양 보도했는데, 정작 관련된 본인은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다. 미리 각본을 두고 기사를 쓰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기사가 최소한의 객관성을 유지하려면 취재대상에 대한 인터뷰 등의 기사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저수지는 찾는 이가 없어 조용히 산책하기에 좋다.
사실 여행자가 본 골프연습장(?)은 의외였다. 물론 연습장이라 규모가 작겠지만 허름한 초막 하나에 수십평에 지나지 않는 그곳이 대통령 형의 호화로운 생활로 호도될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설혹 골프채가 손자의 장난감이 아닌 실제 골프채였고 이곳이 잔디를 팔기 위한 밭이 아니라 골프연습장이라 한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 만큼 중요한 사안이었던가.
12억 들인 노전대통령 사저가 '아방궁'으로 묘사되더니만, 저수지 옆 작은 잔디밭이 '골프연습장'으로 둔갑한 것이 석연치 않다. 봉하마을을 직접 가본 사람이면 사저가 전원주택 정도임을 누구나 인정한다. 여러분들도 봉하마을에 갈 기회가 있으면 노건평씨의 골프연습장을 직접 가보시라. 판단은 여러분이 하시라. 여행자가 할 말은 그것 뿐이다.
봉하산 부엉이바위(왼쪽)와 사자바위(오른쪽)
▒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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