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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다

남해군수가 추천한 남해여행1박2일 알차게 즐기는 법

 

 

 

남해군수가 추천한 남해여행1박2일 알차게 즐기는 법

 

지난 10월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남해를 다녀왔습니다. 남해군이 초청하고 경남도민일보의 사회기업 '해딴에'가 주관한 남해 1박2일 팸투어였습니다. 오랜만에 블로거 분들 얼굴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1박 2일 동안의 일정은 대강 이러했습니다. 문항마을 후릿그물 고기잡이 체험- 독일마을 맥주축제 참가-원예예술촌 탐방-보리암 해돋이-부소암 탐방-두모마을 카약 타기 체험-가천 마을 다랑논 탐방- 남해유배문학관 관람이었습니다.

 

팸투어 이틀째인 5일 아침에는 남해군수도 함께했습니다. 새벽 금산을 함께 올라 금산산장에서 식사와 막걸리를 같이 했고, 보리암과 금산에 대한 안내도 하는 등 적극적이었습니다. 그에게서 남해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 하나를 들었는데요. 여행자가 보기에도 1박 2일 이상의 남해여행을 할 때 참고하면 좋을 듯합니다. 정현태 남해군수가 추천한 남해여행 알차게 짜는 법은 과연 어떤 걸까요? 일단, 1박 2일의 남해여행을 떠나 보시죠.

 

 

먼저 남해대교를 건너 문항마을로 갔습니다. 문항마을 어촌 체험은 후릿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후릿그물은 강이나 바다에 그물을 넓게 둘러친 후에 양쪽에서 여러 사람이 끌줄을 잡아당겨 물고기를 잡는 큰 그물을 말합니다. 아주 색다른 체험이었습니다. 문항마을에선 갯벌체험(우럭, 맛조개, 쏙잡기), 개막이 맨손고기잡기, 후릿그물체험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문항어촌체험마을(055-863-4787)은 남해군 설천면 강진로 206번길 54-19에 있습니다.

 

 

다음으로 간 원예예술촌(055-867-4702)은 커피나 차 한 잔 하면서 조용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이겠습니다. 남해군 삼동면 독일마을 언덕에 있습니다. 2006년에 조성을 시작해서 2009년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원예예술촌(하우스 앤 가든)은 21명의 원예전문가들이 모여 조성했습니다. 봄․여름․가을 늘 꽃이 피어 있는데요. 꽃이 없는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대신 꾸며진다고 합니다.

 

 

원예예술촌을 구경하고 독일마을맥주축제장으로 향했습니다.

 

 

동네에서 시작한 작은 축제가 이제 수만 명이 찾는 남해의 대표 축제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에서 직접 가져왔다는 맥주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축제를 구경한 후 남해 섬의 끝, 미조로 향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위해서죠. 미조항에 있는 공주식당인데요. 예전에 두어 번 다녀간 적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멸치회와 갈치회를 먹었습니다. 막걸리 식초로 버무린 멸치회와 갈치회는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 중의 별미랍니다.

 

 

약간 매운 맛도 있는 데다 막걸리 식초 특유의 뒷맛 때문에 약간 망설이는 분들도 있지만 한두 입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젓가락이 자꾸 가게 됩니다.

 

 

이건 멸치회입니다. 씹는 맛이 있는 갈치회에 비해 멸치회는 먹자마자 사르르 녹아 버리죠. 그래서 처음 먹는 이들도 거부감 없이 잘도 먹습니다.

 

 

 

자, 한 젓가락 하실래예?

 

 

 

공주식당(055-867-6728)은 남해군 미조면 미조리 168-24에 있습니다. 가격은 갈치회(소-2만 원, 대-4만 원), 멸치회(소-2만 원, 대-3만 원)입니다.

 

 

배불리 먹고 숙소가 있는 독일마을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길가 편의점에서도 독일맥주를 팔더군요. 가격도 참 저렴합니다.

 

 

숙소에 돌아왔더니 낮에 고기잡이 체험을 했던 문항마을에서 횟감을 보내 왔습니다. 임현철 님이 양념으로 버무리고 새우를 삶아내어 상에 내놓았습니다. 아, 오도리! 통통한 것이 입 안 가득, 입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먹고 마시다 새벽 1시에 잠이 들었다가 3시간 뒤인 새벽 4시에 다시 일어났습니다. 금산 일출을 봐야 했기 때문이죠. 구불구불 섬길을 돌아 금산 주차장에서 내려 어둠을 뚫고 보리암으로 향했습니다.

 

 

제석봉에서 삼각대를 걸쳐 놓고 혼자 사진을 찍다 보니 일행과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여행자는 뒤늦게 부소암으로 갔습니다. 아, 그 무한의 땅을 왜 이제야 보았는지요. 부소암은 시공간을 초월한 순례의 벼랑이었습니다.

 

 

꼴찌로 금산산장에 도착하니 푸짐한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이곳 산장의 텃밭에서 키운 푸성귀들이 아침상을 채웁니다. 이정순 할머니가 직접 담근 막걸리를 한 모금 마셔 봤더니 맛이 기가 찹니다.

 

 

산장에서 정현태 남해군수를 만났는데요. 새벽 산행을 같이 했는데, 저는 사진 찍느라 이곳에서 합류했습니다. 참가자들과 다 같이 건배... 늦게 왔는지라 서두르다 보니 사진이 흔들흔들~

 

 

식사 후에 산장에서 가장 명당자리인 곳에 앉았습니다. 이곳은 예전 SBS <땡큐> 촬영지로 차인표, 박찬호, 김중만, 허영만 등이 막걸리를 마시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이곳에서 마시는 막걸리는 최고의 맛이겠죠. 대관령꽁지 님과 남해군 관계자에게 잠시 앉아 주기를 간청해서 찰칵했습니다. 남해금산산장(부산여관, 055-862-6060)은 경남 남해군 상주리 금산 보리암 인근에 있습니다.

 

 

일행이 산장을 다 내려간 후 조용한 틈을 타서 산장 할머니 두 분을 잠시 인터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또 꼴찌. 비호처럼 날라서 보리암으로 갔더니 마침 일행들이 해수관음상 앞에 모여 있었습니다. 관광지에서 사람이 모이면 늘 하는 단체촬영~

 

 

이때부터 남해군수의 금산과 보리암에 대한 안내를 들었습니다. 그중에서 범종각의 범종에 새겨진 경봉 스님의 시구(원음종)를 설명했는데요.

 

남해 금산의 끝 간 데 없는 경치에(남해금산무한경 南海錦山無限景)

하늘가 구름 밖으로 이 소리 퍼져 가네(천변운외차종성 天邊雲外此鐘聲)

삼라만상이 모두 다른 것 아닐진대(삼라만상비타물 森羅萬象非他物)

한마음 나지 않아 여전히 미명일세(일념불생유미명 一念不生猶未明)

 

그중 남해군수가 관심을 나타낸 부분은 말미의 '아자자(阿刺〃)'였습니다. 이 시를 쓴 경봉 스님이 자신이 보기에도 시가 너무 좋아 '아자자'라고 남겼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중복되는 '자(刺)'를 '〃'으로 처리한 데서 여유와 재치가 돋보입니다.

 

 

보리암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면서 잠시 금산에 대해 정현태 군수가 이야기를 했는데요.

 

"남해에 오는 분들에게 저는 금산을 새벽에 오르라고 꼭 말합니다. 남해까지 와서 금산을 안 볼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금산을 보지 않고 남해를 봤다고는 할 수 없지요. 근데 금산과 보리암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적어도 반나절 이상 걸리니 1박 2일로 남해여행을 오더라도 금산에서 거의 모든 일정을 빼앗기는 셈이지요. 그래서 제일 좋은 방법은 금산산장(부산여관)에서 1박을 하고 새벽에 금산과 보리암, 부소암을 둘러보고 나서 산장에서 아침식사 후 산을 내려가는 것이지요. 그러면 적어도 반나절 정도는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 남해 구석구석을 더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셈이지요. 그래서 저는 남해에 오면 금산을 새벽에 오르거나 산장에서 하룻밤 자는 것을 꼭 추천하는 것입니다."

 

듣고 보니 그의 말에 여행자인 나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금산을 보지 않고 남해를 봤다고는 할 수 없는 노릇. 새벽에 오르면 금산 38경의 일출경도 좋고 번잡함도 피하고, 시간마저 벌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입니다.

 

 

다음으로 두모 마을로 갔습니다. 두모 마을은 그 생김새가 '드므'와 비슷하다 하여 원래 '드므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요. 이곳도 다랑논이 많은데요. 봄이면 다랑논을 가득 채운 유채꽃이 장관입니다. 일행은 카약 체험을 했는데요. 잔잔한 두모 마을 포구에서 즐기는 카약, 아주 색다른 체험이었습니다. 더운 여름 바다에 풍덩 빠질 각오로 하면 정말 신이 나겠더군요. 남해 두모마을의 씨카약 체험장은 경남 남해군 상주면 양아리 1635-1에 있습니다.

 

※ 두모 마을에서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위 카약 사진과 아래 사진들은 폰으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가천 다랭이마을은 잠시 들렀습니다. 여행자는 수십 번을 다녀간 곳이지만 이제 예전만큼 정겨운 곳은 아닙니다. 역시 논은 농사를 지어야 제 모습인 것입니다. 농사지을 이도 드물겠지만 앞으로 대책이 필요할 듯합니다. 모를 심고, 누런 벼가 익어가는 다랑논 풍경이 무척이나 그립더군요.

 

 

원래 일정대로라면 가천마을과 홍현마을의 바래길을 걸을 예정이었습니다. 근데 시간이 없어 가천다랭이마을을 눈팅하는 걸로 만족하고 버스로 이동해서 홍현마을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버스가 바닷가 식당 앞에 멈췄을 때 저도 모르게 놀랐습니다. 예전에 두어 번 와본 적이 있는 식당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전복회보다 더 좋다는 참소라회를 먹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전복은 반양식(?)이지만 참소라는 자연산인데다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던 걸로 아직도 생생한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점심으로 나온 건 마늘전복찜과 멍게비빔밥, 전복죽이었습니다. 역시 전복죽은 '아낌없이 주련다'였습니다. 전복 덩어리가~

 

 

다들 탄성을 질렀던 전복찜. 갑자기 딸아이 생각이 나더군요. 꼭 한 번 데리고 와야겠습니다.

 

 

이곳은 남해군 남면 홍현리 385번지에 있는 남해자연맛집(055-863-0863)입니다. 전복죽 1만 5천 원, 마늘전복찜 4만 원, 멍게비빔밥 1만 3천 원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은 남해유배문학관(055-860-8889)이었습니다. 남해로 유배 온 김구, 남구만, 김만중, 류의양, 김용의 생애와 그들이 남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향토역사실, 4D입체영상으로 느끼는 유배체험실, 남해유배문학실, 김만중 특별실 등이 있습니다. 남해유배문학관은 남해군 남해읍 남해대로 2745(남변리555)에 있습니다.

 

1박 2일의 남해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남해군수가 추천한 방법과 ‘해딴에’가 짠 이 일정대로 남해여행을 해보는 것도 아주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