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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행

중국에서 택시 타기 무섭다고요? 글쎄요.



중국에서 택시 타기가 무섭다고요? 글쎄요

위해(웨이하이)에서 머물던 이튿날, 간담회를 끝내고 위해시내의 한국식당을 가기로 했다. 산동대학 위해분교 고수산과장이 한국 손님들이 오면 자주 초대하는 곳이 있다고 했다. 마침 이날은 위해분교를 방문하는 한국대학 관계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전날 우리가 이용했던 미니버스는 손님 마중을 위해 다른 곳으로 갔다. 하는 수 없이 일행은 승용차와 택시에 나누어 시내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일행 중 일부는 택시를 타야한다는 말에 여행자는 선뜻 택시를 타겠다고 했다. 중국에서 택시를 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날씨는 추운데다 바람까지 불었다. 호텔 앞에서 한참을 기다려서야 택시를 탈 수 있었다.


택시는 한국의 택시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다만 한국의 택시가 대개 중형이상이여서 실내가 넓은데 비해 이곳의 택시는 주로 1600CC 정도의 준중형차량이여서 실내가 좁다는 것뿐이었다.


택시 요금은 한국처럼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고 했다. 같은 산동성에 있음에도 위해는 기본요금이 6위안(한화 1000원 정도, 당시 환율로 따지면 1위안이 170원 정도였다)정도인데 비해 청도(칭다오)는 9위안이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소도시보다 대도시가 택시요금이 비싼 편이었다. 약 250만 명 정도인 위해에 비해 청도는 인구 840만여 명의 대도시이다.


수년 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 택시에서 특이한 점을 보았다. 바로 운전석 주위로 쇠창살을 두른 것이었다. 당시 가이드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택시 강도가 많아 운전사가 상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어 운전자 보호를 위해 그렇게 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북경에 갔을 때에는 철창을 두른 택시를 전혀 볼 수 없었다. 위해시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다만 청도시에서는 쇠창살을 두른 택시를 종종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치안상태와 관계가 있는 모양이었다. 청도에서도 쇠창살이 없는 택시가 많은 편이었다.



고수산과장이 소개한 한국식당은 ‘청와대’라는 식당이었다. 청와대 옆에 낯익은 간판이 보였다. ‘춘향보신탕
春香狗肉王’. 한국의 개고기는 이곳에서도 인기 만점인 모양이다. 이날 점심은 감자탕, 묵은지고등어조림, 해물탕, 파전 등으로 배가 풍선만 해질 때까지 먹었다. 청와대 식당의 맛은 한국에서 먹는 맛과 꼭 같았다. 위해시에는 약 1500개의 한국기업이 있고 3만여 명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게다가 매년 60만여 명의 한국관광객들이 찾아서 그런지 한국식당이 꽤 많은 편이다.

푸짐한 식사를 한 후 우리는 호텔로 돌아왔다. 위해시에서의 택시 타기는 중국인 고수산과장이 있어 별 어려움이 없었다. 몸만 실으면 되었으니까. 문제는 청도에서였다.










중국에서 총 여섯 번의 택시를 탔는데 처음 위해시에서의 두 번은 중국인이 있어 별 어려움이 없었다. 청도에서의 두 번도 통역을 맡은 청도대학 대학원생이 있어 문제가 없었다. 물론 일행이 총 7명이다보니 두 대의 택시에 나누어 타야만 했다. 서로 중국인 대학원생이 타는 택시에 타려고 신경전을 벌였다. 다행히도 일행 중 중어중문학과 출신의 천선생이 있어 청도 시내로 이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마지막 두 번은 아무런 도움 없이 우리 일행끼리 움직여야만 했다. 연수 마지막 날이어서 일정도 끝나 통역도 없는 상태였다. 청도 시내로 나가 저녁 식사도 하고 백화점도 둘러볼 요량이었다. 이번에는 중국어를 좀 하는 천선생이 타는 택시를 서로 타겠다고 아우성이다.


결국 중국어를 전혀 못 하는 남자 세 명이 한 택시를 탔다. 천선생에게 현장에서 즉시 배운 목적지의 중국발음이 전부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천선생이 우리가 탄 택시기사에게 장소를 이야기 해주었다는 것이다. 택시로 이동하는 동안 남자 셋은 불안했다. 그래도 겉으로는 다들 대범한 척. 택시는 어느새 목적지에 이르렀다. 앞좌석에 앉아있던 일행이 “스탑”하며 세워달라고 했다. 기사가 무언가를 말하며 목적지를 지나쳤다. 조금 불안했다. 이를 눈치 챈 기사가 손짓으로 앞을 가리켰다. 알고 보니 택시를 세우는 곳이 따로 있었다.

청도시내에도 한국식당이 많이 있었다. 역시 인기 있는 한국음식은 불고기였다. 전날 고기를 먹어 다른 식당을 찾아 헤매기를 한참, 결국 또 다른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었다.

식사 후 숙소로 돌아갈 시간, 이번에는 제법 의기양양해졌다. 아무 거리낌 없이 숙소 명함을 보여주고 택시를 탔다. 아니 그런데 좁은 길로 가는 게 아닌가. 내심 불안했지만 건장한 남자 셋이라 걱정은 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샛길이었다. 이번에는 기본요금밖에 나오지 않았다.

순식간에 호텔에 도착했다. “쎄쎄”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어설픈 중국어로 기사에게 인사했다.

중국 택시를 이야기하며 무섭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도 어찌 보면 외국에 익숙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 중국에서 택시 범죄가 더러 회자되지만 사실 택시 범죄라는 게 중국에만 있겠는가. 한국과는 달리 워낙 땅이 넓고 인구가 많다보니 각종 범죄가 우리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특정 경험이 일반화되는 경우도 감안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우리와는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으나 그것은 언제까지 상대적이면서도 우리의 시각에서 그러할 수 있다.

 



여행자가 타본 중국 택시는 한국의 택시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정확한 목적지와 목적지의 중국식 발음, 명함 등이 있으면 중국어를 못하더라도 보디랭귀지만 해도 택시를 타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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