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기행

유명호텔 뺨치는 중국 대학호텔의 멋진 경관


유명호텔 뺨치는 중국 대학호텔의 멋진 경관

이제 중국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볼까 합니다. 신종플루라는 지독한 독감으로 몸서리를 친 후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앞글에서 말씀드린 대로 여행지이야기보다는 중국 대학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연수기간 동안 머물렀던 중국의 대학호텔에 관해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산동대학 위해분교의 호텔에서 본 해변 풍경

우리나라에도 연수원 혹은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자체 숙박시설을 가진 대학들이 더러 있습니다. 주로 교직원 연수를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학교를 방문하는 외부 인사들이나 타지에서 온 직원·교수를 위한 숙박시설들입니다. 물론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연수원들도 있는 편입니다.


제가 가본 산동대학 위해분교(캠퍼스)와 칭다오대학의 호텔은 조금 특이했습니다. 대학 캠퍼스 내에 호텔이 있다는 것과 일반인들도 이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위해(웨이하이)분교는 캠퍼스가 바로 바닷가에 있습니다. 호텔은 해변 바로 옆 언덕에 자리하고 있지요. 해변도 부산의 해운대와 얼추 비슷한 규모로 장대합니다. 칭다오대학의 호텔은 학교 안에 있더군요. 내부는 아주 화려했습니다.

위해분교 호텔, 산동대학 위해국제학술중심(Sangdong University Academic Center, Weihai)

위해분교 호텔(4성급)에서는 2박을 했었습니다. 호텔은 지은 지가 오래되어 조금 낡았지만 경관은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칭다오대학의 호텔은 이미 빈 객실이 없어 숙박을 하지 못하고 대신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객실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레스토랑으로 보아 객실도 훌륭할 듯합니다.



위해분교의 호텔에서 2박을 하면서 아침식사도 두 번 했습니다. 아침 식사는 소박했습니다. 메뉴는 만두와 빵, 각종 야채, 계란 프라이, 쌀죽 등이었습니다. 의외로 산동성 음식은 제 입맛에 맞았습니다.









중국의 호텔은 대개 ‘주점
酒店’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식당은 ‘시푸(식부食府)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 위해분교는 주점이라는 이름 대신 ‘국제학술중심國際學術中心’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대학 내에 있다 보니 그 이용목적이나 성격에 따라 이름을 붙였겠지요. ‘중심’이라는 것은 우리말로 바꾸면 ‘센터’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위해분교 호텔의 객실은 총 139개입니다. 각종 모임과 회의를 위한 다양한 시설들이 있더군요.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세미나실 외에도 그 용도에 맞는 각종 회의실이 있었습니다. 경상대학교와 위해분교 관계자들의 세미나는 학교 내 국제교류센터에서 진행되었지만 서희봉 처장이 호텔의 V.I.P 리셉션룸(접견실)에서 마지막 배웅을 하고 싶다고 해서 다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위해분교 호텔 접견실


위해분교의 환대는 정말 넘쳤습니다. 이틀을 머무는 동안 두 번에 걸친 저녁 만찬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대개 간단한 점심으로 예를 다하는 데 비해 서희봉 국제합작교류처장의 환대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북경으로 출발하던 아침에도 새벽같이 달려와서 환송을 해주었습니다. 그날 서희봉 처장 본인도 북경 출장이 있어 일정이 바쁜데도 말입니다.


국제교류처 고수산 과장은 위해분교에 머무는 동안 우리 일행들이 조금이라도 불편할까 노심초사하며 애를 썼습니다.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이 있는 법이지요. 다음에 한국에 오면 여행자가 꼭 한국 여행을 직접 안내하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네었습니다.


이튿날 새벽인가 봅니다. 시각은 대략 6시 30분, 한국시간으로 7시 30분경이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바닷가에는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호텔 안에서라도 아름다운 해변 풍경을 담고자 창문을 열고 카메라를 잡았습니다.


아니 건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지요. 바다 속에서 한 중년의 남자가 타박타박 걸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이 추운 겨울날 수영복 팬티만 달랑 걸친 채 타잔처럼 해변을 쏘다니고 있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그의 부인으로 보이는 중년의 여인도 바다에서 나왔습니다. 바람마저 몹시 불던 날이었는데 말입니다.


‘정말, 대단해’ 하고 혼자 혀를 끌끌 차고 있었습니다. 룸메이트에게 이야기하니 ‘설마’하고 믿지 않았습니다. 오후에 다시 바다 수영을 하는 남자를 보고 난 후 그도 여행자의 말을 믿더군요.

청도(칭다오)대학의 호텔 레스토랑

이곳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고수산과장의 말에 의하면 이곳 해변을 주로 찾는 외국인들은 대개 러시아인들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해수욕장이 부러워 남쪽으로 왔겠지요.

                                     칭다오대학 호텔 연회장

여름이면 해수욕장은 피서객들로 미어터진다고 하더군요. 그럴 만도 합니다. 부산의 해운대처럼 도심에 있으니 접근성도 좋은 데다 물 좋기로 소문난 ‘위해’니까요. 90년대 위해를 방문한 장쩌민 주석도 감탄해서
이렇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빨간 기와와 푸른 나무, 쪽빛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아름다운 도시이다 紅瓦 綠樹 碧海 藍天.”



이튿날 오후에는 폭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간담회가 끝나고 저녁까지 호텔에 머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변에 눈이 소복이 쌓였습니다. 바다는 바다대로, 눈은 눈대로 딱 그만큼의 영역만 차지했습니다. 눈은 바다에 내리지 못했고 바다는 눈을 침범하지 않았습니다. 위해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었습니다.


김천령의 여행이야기에 공감하시면 구독+해 주세요
▒ 김천령의 지역별 여행지 보기  (http://blog.daum.net/jong5629)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김천령의 풍경이 있는 한국기행]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