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 품고 있는 암자에 반해버린 남자
이미령의 책잡히다-김종길의 <지리산 암자 기행>
지난 7월말에 방송 촬영이 있었습니다. 안국역 인근에 있는 안국동차관이라는 분위기 좋은 찻집이었습니다. 제가 출연한 <지리산 암자 기행> 북토크입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이미령 북칼럼니스트의 진행으로 촬영했답니다.
대본도, 질문지도, 중간컷도 없이 두 사람이 1시간 남짓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체 2부로 이번 1부는 23분 정도입니다. 한번 보시죠^^
다음은 이미령 북칼럼니스트의 글입니다.
“오래전 이태의 <남부군>을 읽고 나서 충격이 참으로 컸다. 남한 땅의 산속에서 이념의 대립이 그토록 치열하고도 잔인하게 벌어졌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새삼 내게 깊이 각인된 공간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지리산이다. 산행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 나. 하지만 어쩐지 지리산은 꼭 종주해야 할 성지처럼 느껴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를 타고 지리산 초입의 큰 사찰을 간간이 둘러보는 것에서 오늘날까지 살아왔다.
그런데 똑같은 <남부군>을 읽고 어떤 이는 배낭을 메고 지리산을 걸어보기도 한다. <지리산 암자기행>의 저자 김종길 씨. 폭염에 세상이 가만가만 숨죽이고 있는 어느 날 오전에 인사동에서 만났다. 등산복을 입은 전형적인 한국아저씨…를 상상했는데, 아주 댄디한 신사가 짜잔~하고 등장했다. 시원한 바다빛의 재킷에 주머니에 꽂은 행커치프까지!
분위기 근사한 안국동차관이란 찻집에서 지리산 이야기를 슬슬 풀어갔다. 그런데 지리산에 대해서 어떤 질문을 던져도 대답이 줄줄~~.
아, 그야말로 지리산 마니아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심지어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출입이 허락되지 않은 곳에 자리한 암자까지도 넘나들면서 그 고즈넉한 수행의 공간에서 붓다의 가르침을 음미해내고 있다.
저자는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이 말 속에는 불교신자가 아니어도 지리산이 품고 있는 암자에 가보면 누구나 그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느낄 수 있다는 걸 확인해주고 싶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자면 어떤 불자들보다 불교 세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느껴진다.
올여름, 아직 어딘가로 떠나지 못했다면 지리산으로 향하는 것이 어떠실지! 아니, 이런저런 사정으로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한다면 이 책 <지리산 암자기행>을 읽으면서 자박자박 지리산 넓고 깊은 품안에 숨어 있는 암자로의 마음출가는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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