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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비경

마지막 겨울, 주남저수지 낭만 풍경

 

 

 

 

마지막 겨울, 주남저수지 철새 혹은 낭만 풍경

 

예년의 절반밖에 찾지 않았다는 주남저수지의 철새들, 그 절반마저도 이제 마지막 겨울을 보내고 떠날 채비다. 수만 마리 가창오리 떼의 집단 비행은 벌써 몇 년째 못 보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것 하나, 주남저수지엔 대체 언제부터 철새가 날아들었을까.

 

 

 

 

원래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라는 명성은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였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잘 발달된 갯벌과 삼각주가 있어 먹이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시베리아와 호주를 잇는 25000km의 철새 이동로의 중간 기착지로서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란다.

 

 

 

 

그러다 1983년 낙동강에 2.4km의 하구언이 가로지르면서 철새들은 보금자리를 잃게 되고 새로운 둥지를 틀었는데 그것이 지금의 주남저수지다. 원래 평범한 농업용수 공급지였던 주남저수지가 을숙도의 철새들이 대부분 이곳으로 날아들면서 국내 제일의 철새 도래지가 된 것이다.

 

 

 

 

 

매년 10월 중순부터 찾아오는 철새들은 큰고니․고니 등의 고니류, 큰기러기․쇠기러기 등의 기러기류, 소오리․희비오리 등의 오리류, 왜가리, 두루미 등 수백 종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가시연, 자라풀, 어리연꽃, 통발 등의 수생식물과 무자치, 삵, 나비잠자리, 각시붕어 등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사실 주남저수지에 오면 드넓은 호수에 놀라게 된다. 우포늪과는 달리 1920년대에 이곳에 농경지가 들어서면서 농업용수 공급과 홍수 조절을 위해 기존의 습지에 9km의 제방을 쌓아 만들어진 게 주남저수지다.

 

 

 

 

 

대개의 사람들은 승용차로 주남저수지를 가서 말 그대로 주남저수지만 보고 돌아온다. 사실 주남저수지는 세 개의 저수지로 되어 있다. 홍수 때 주남저수지의 수위를 조절해주는 동판저수지, 안쪽에 숨어 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산남저수지와 우리가 흔히 찾는 주남저수지다.

 

 

 

 

 

그중에서 여행자의 눈길을 끈 건 동판저수지, 승용차로 가면 동판저수지는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광활하게 펼쳐진 주남저수지와는 달리 굴곡진 호수도 매력적이거니와 물 가운데에 둥둥 떠 있는 버드나무 군락은 신비로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봄날이면 연둣빛 옷을 입을 버드나무군락은 상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남저수지에는 철새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판저수지 부근에는 그 옛날 선사시대부터 가야시대에 이르는 수많은 고분이 밀집해 있었던 다호리 고분군(사적 제327호)이 있다. 문화재 구역임을 알리는 안내판만 없다면 지금이야 그 흔적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그저 휑한 벌판만 덩그러니 있다.

 

 

 

 

 

이외에도 수령이 700여년이 된 천연기념물 제164호 신방리 엄나무와 동읍의 판신마을과 대산면 주남마을을 흐르는 주천강 위의 주남돌다리(문화재자료 제225호)가 운치 있다. 

 

 

 

 

 

주남저수지엔 여러 가지 탐방코스가 있다. 여행자는 다호리고분군에서 창원향토자료전시관, 람사르 문화관, 생태학습관을 거쳐 탐방로를 따라 낙조대에 들렀다가 주남돌다리에서 발길을 돌려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왔다. 대략 6km 남짓 걸은 셈이다.

 

 

 

 

 

 

 

주남저수지에 가면 람사르 문화관과 생태학습관은 꼭 들를 볼 일이다.

 

 

 

※ 지난 주말 23일, 경전선 기차 타고 시내버스로 다녀온 동판저수지와 주남저수지 풍경입니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 오른쪽 '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