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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머물다

송광사의 특이한 환기장치, 솟을지붕

송광사의 특이한 환기장치, 솟을지붕
- 전라도 살림집에서 볼 수 있는 솟을지붕


절집의 '큰집'인 송광사는 그 명성에 걸맞게 조계종의 근본도량이자 승보사찰이다. 조계산의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송광사는 한국전쟁 전만 하더라도 80여 동의 건물이 절에 빽빽이 들어차 있어 비가 와도 비를 맞지 않고 경내를 오갈 수 있었다고 한다.

침계루 뒤편의 승방의 솟을지붕. 솟을 지붕은 부엌 위에 있는 일종의 환기장치로 전라도 살림집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 넓은 절집을 꼼꼼히 둘러 본다는 것은 사실 웬만한 주의력과 정신이 아니면 힘들다. 송광사에서만 볼 수 있는, 관심을 두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것은 다음에 별도록 포스팅을 하기로 하고 오늘은 송광사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환기장치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화각 아래의 무지개다리인 능허교를 지나면 오른쪽에 침계류가 계곡 가까이 있다. 침계루 뒤쪽의 승방에 솟을 지붕이 하나 있다. 담쟁이덩굴과 굴뚝이 절묘하게 잘 어울리는 솟을지붕은 관심깊게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대웅전 마당에서 본 승방의 솟을지붕과 조계산 자락

대웅전 마당에서 솟을지붕을 바라보는 맛도 그윽하다.
산봉우리의 선맵시와 소나무가 솟을지붕과 절묘하게 어울리기 때문이다.
마치 고요한 지붕이 어깨를 한 번 들썩거려 춤을 추는 듯 하다. 

 
수선 영역의 축대와 하사당의 솟을 지붕

송광사에는 솟을지붕이 두 곳에 있다. 그 하나가 앞에서 말한 침계루 뒤의 승방에 있고 다른 하나는 수선영역에 해당하는 하사당에 하나 있다. 하사당은 대웅전 뒤의 참선공간인 수선 영역에 있다.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니 하사당을 보고 싶은 이는 관음전 뒤편의 보조국사 부도가 있는 언덕에서 바라보면 된다. 이 언덕은 주위 산세와 잘 어우러진 송광사 경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하사당의 솟을지붕

솟을지붕은 전라도 지방의 살림집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일종의 환기장치로 부엌칸 지붕 위에 있다. 특히 솟을지붕이 있는 하사당은 우리나라 승방 중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 초기의 건물이다. 하사당 위쪽에 자리한 건물이 상사당인데, 송광사 제9대 담당국사가 보조국사 부도 아래의 영천수를 마시고 삼일만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여 '삼일암三日庵'이라고도 불린다.

보조국사 부도가 있는 언덕에서 내려다본 송광사 경내. 삼일암과 하사당의 솟을지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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