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가 있는 여행/여행의 기술, 칼럼

흔들려도 두려워 마라!

 

 

 

 

흔들려도 두려워 마라!

                                 놀라운 사진 효과 ‘페인팅’

 

 

 

바람이 분다

비가 후드득

승방을 나선다

 

 

다솔사 솔숲을 내려왔다

비가 후드득

바람이 불었다

 

 

숲은 어두웠다

카메라를 열었다

아주 느리게

 

 

바람이 부는 대로

카메라도 따라 흔들었다

 

 

사진도 흔들렸다

잠시 후,

바람이 부는 숲이 그 안에 담겼다

 

 

▒ 예쁘고 착한 사진에 익숙한 우리에겐

흔들리고 초점이 없는 사진은 낯설게만 느껴진다.

아니, 잘못 찍었다고들 말하기도 한다.

 

늘 그렇다.

‘사진은 수평선과 지평선이 수평이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초점은 확실하게 맞추어야 한다’ 는 것이 하나의 원칙이 되었다.

 

 

러나 수평을 못 맞추고

흔들렸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잘 비뚤어지고

잘 흔들리면

때론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느린 풍경을 ,

막 흔든 사진을 보고

이제 비웃는 이 없다.

 

 

이 흔들린 사진은 때론 추상화가 되기도 한다.

짧다면 짧은, 긴 노출시간 동안 흔들어 보자.

마치 화가가 칠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

사진교육가 브라이언 피터슨은 이것을 ‘저속셔터로 페인팅하기’라 했다.

 

 

사진가들에겐 익숙한 ‘패닝'과 ‘주밍’은 상당히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이젠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지기만 하면

정말로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페인팅’을 시도해 볼 일이다.

 

 

느린 셔터에서 정확한 노출만 설정하면 된다.

그런 후 셔터를 누르고, 좌우로 흔들고, 지그재그로 흔들고, 돌리고,

위아래로 흔들고, 비틀고, 빙빙 돌리기만 하면 된다.

다만, 표현하고자 하는 그 대상에 맞게만 흔들자.

셔터속도가 길면 느리게,

셔터속도가 짧으면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