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휴게소에 있는 유명맛집, 그 맛은?
-고속도로 이용객들의 입맛을 잡은 전주 콩나물국밥
전주의 음식하면 누구나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게 비빔밥일 것이다. 술꾼이라면 전주 막걸리집을 이야기할 것이고, 술꾼이든 아니든 콩나물국밥을 비빔밥 못지않게 전주의 음식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앉는다. 전주에서도 가장 유명한 집 중의 하나인 현대옥은 전국에 40개가 넘는 체인점이 있을 정도로 많이 알려진 식당이다.
그런데 그 유명한 식당이 고속도로휴게소에 있었다. 익산에서 논산 사이의 여산휴게소에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전주현대옥이 있었다. 마침 시장하던 터라 냉큼 콩나물국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전주의 현대옥과 비슷한 것 같았다. 전주의 현대옥 콩나물국밥이 5,000원, 삶아 썬 오징어 반 마리가 1,000원, 수란이나 계란프라이가 500원이었다. 이곳은 수란(물에 따뜻하게 푼 날계란)대신 프라이를 주었다. 계산해 보니 가격은 같았다.
그럼, 메뉴는 어떨까? 김치, 무말랭이, 새우젓 세 가지였다. 전주 현대옥은 새우젓 대신 낙지젓갈, 깍두기가 있었는데 여하튼 비슷했다.
전주식 콩나물국밥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 김과 수란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수란을 주지 않고 계란프라이를 주었다. 아쉬웠다. 신선도를 유지하는 문제 때문일 수도 있겠다. 사실 따뜻하게 푼 수란은 노른자 위주여서 따뜻한 국물 몇 숟가락을 넣고 김을 부셔 넣어서 먹으면 해장에 그만이다. 노른자가 위벽 보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날계란을 잘 먹지 않는 나로서도 위를 보호해주는 느낌이 들어 만족.
맛은 전주의 그것과 비슷했다. 다만 휴게소가 소란하여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맛에 집중할 수는 없었다. 내가 주문한 건 오징어콩나물국밥이었다. 잘게 썬 오징어가 엄청 많다는 게 특징이었다.
국물 맛은 역시나 시원했고 오징어가 있다 보니 씹는 맛이 좋았다. 아삭아삭한 콩나물도 제격이고 김을 부셔 넣으니 고소한 맛을 돋운다. 다만 수란이 아니라 프라이를 준 게 아쉬웠다. 전주에 있는 현대옥은 수란과 프라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만족이었다. 휴게소라 식당과는 달리 어수선했으나 맛은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혼자 오는 이들을 위한 식탁도 있어 아무 거리낌 없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지역 음식을 파는 곳은 많다. 그러나 전문식당이 아니다보니 대개 흉내만 낼 뿐 먹어보면 맛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곳처럼 지역에서 유명한 식당이 가맹점을 내어 직접 영업하는 곳은 드물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고속도로휴게소에서 흔한 음식보다 지역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 위 사진들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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