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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또 하나의 일상

남덕유산 물레방아 시골 버스 정류장


남덕유산 물레방아 시골 버스 정류장





대진고속도로 서상 나들목을 벗어나면 26번 국도이다. 서상면에서 26번 국도를 뒤로 하고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이어지는 37번 지방도에 들어 선다. 오가는 차량이 드문 이 길은 남덕유산 기슭 아래를 돌고 돌다가 영각사와 월성계곡으로 이어진다. 산자수려한 월성계곡을 끼고 도는 이 길은 거창의 명소 수승대를 지나 37번 국도와 합류하게 된다.



37번 지방도의 적막을 논일로 바쁘게 오가는 경운기 소리만이 이따금 깨울 뿐이다. 창문을 맘껏 열고 산길을 달리다 조금 특이한 건물에서 나는 문득 차를 세웠다.


버스 정류장이었다. 나무로 지붕을 이어 물레방아 모양을 한 정류장이었다. 물레방아는 이곳 함양에서 축제 등을 통해 지역의 이미지로 부각시키고 있다. 안의현감을 지냈던 연암 박지원이 중국에서 들여왔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물레방아 정류장 안에 들어섰다. 여느 정류장처럼 버스 시간표와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의자가 가로질러 있다. 정류장 양 옆으로는 창문을 달아 바람도 시원하거니와 후면에는 유리벽이 있어 남덕유산의 산줄기와 시골마을 전경이 한 눈에 보인다.


정류장의 양쪽 바깥으로는 물레방아의 바퀴모양이다.
 물이 떨어지면 금세라도 돌아갈 듯한 바퀴에는 책 몇 권이 꽂혀 있다.



서재 역할을 겸하고 있는 바퀴의 쓰임새는 좋지만 비바람에 책은 이미 손상되어 있다.
짧은 처마의 탓도 있겠지만 책을 보관할 수 있도록 바퀴 일부에 유리막을 씌우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물레방아 시골 버스 정류장은 이곳 식송마을 뿐만 아니라 조산마을, 영각사 입구에도 있었다. 특색있는 버스 정류장은 시골 사람들의 버스 승강장이기도 하지만 오가는 길손들의 쉼터 구실도 한다. 콘크리트로 일률적으로 지은 정류장보다는 이곳처럼 지역색을 반영한 아름다운 버스 정류장이 시골 곳곳에 생겼으면 한다.

조산마을 버스 정류장

남덕유산 영각사 입구 버스 정류장

▒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http://blog.daum.net/jong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