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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또 하나의 일상

여섯 살 아이가 밥 먹고 사는 법



여섯 살 아이가 밥 먹고 사는 법



"아빠, 설거지 좀 해라. 맨날 엄마만 하네."
"니는 왜 안하는데."
"난 어린이잖아."
할 말이 없습니다. 요즈음 잔소리가 부쩍 늘어가는 딸아이 땜시 하루하루가 피곤합니다.
 미운 여섯 살이다 보니 싸울 일도 많습니다. 밉상도 이런 밉상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토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아이 엄마가 빨래를 걷어서 방에 놓아두고 욕실에 갔습니다.
팔베개를 하고 TV를 보던 딸아이가 부리나케 일어나더니 옷을 개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장난이러니 여기다 자세히 보니 이런!
옷을 개는 것이 장난이 아닙니다.


작년에 두어 번 아이 엄마를 따라 옷을 개어보곤 하더니
이제 스스럼없이 능숙하게 옷을 갭니다.


아래 플래쉬를 보시면 알겠지만 나름의 순서를 다 알고 있더군요.
01234


처음에는 위의 방식으로 옷을 개더니 마음에 안들었는지
아래의 방법으로 다시 하더군요.
012345



나의 아이에 대한 교육 방식은 '방목'입니다.
내가 간섭받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지라
아이에게도 똑같이 대합니다.
다음으로는 '일하니 않는 자는 먹지도 마라'입니다.


오늘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밥값을 제대로 했습니다.
물로 이것도 순전히 나의 시각이겠지요.
아이의 입장에선 노동이 아니라 놀이였겠지요.


처음엔 내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게 쑥스러운지
한사코 거부하더니 "아빠, 찍어라." 이내 허락을 합니다.
나의 딸이지만 초상권이 있으니 사전 허락은 받아야 했지요.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허락을 구했습니다.


옷 개는 것만 찍으니 심심하여 다른 모습도 요구해 보았습니다.
"지아야, 도발적인 포즈 취해 봐."
" 아빠, 도발이 뭐야."
'어이쿠 내가 미쳐.'
" 응, 조금 멋지게, 음....그런 거 말이야."
"음, 알겠어."
하더니 나의 말대로 포즈를 취합니다.

요즈음 아이는 단어의 뜻에 대해 자주 묻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 선문답으로 나의 머리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습니다.

아이의 사진을 종종 올리는 것은 훗날 아이에게 자신의 성장과정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일종의 육아일기 비슷한데, 이러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는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소중한 추억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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