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네 가지 재료로 황홀한 맛을 내는 통영의 별미, 멍게비빔밥
한동안 맛집을 소개하지 않았다. 길 위의 여정들만 이야기한 이유는 분명하다. 주머니 형편도 좋지 않을 뿐더러 느긋하게 맛을 즐길 시간적인 여유도 없어서였다. 통영은 번질나게 가는 곳이라 이번에는 어디를 가기보다는 편안한 나들이 정도로 여기고 여행을 다녀왔다.
이 식당을 안지는 3년 정도 되었다. 식당이 생긴 즈음에 지인의 소개로 처음 갔었다. 식탁 몇 개와 방 하나가 전부인 작은 식당이었다. 방송을 타지도 않았고 그 흔한 모 신문사가 추천도 하지 않은 조용한 집이었다.
메뉴도 아주 간단하다. 매운탕, 장어탕 등 대여섯 가지가 전부이다. 봄이면 도다리쑥국이 추가될 뿐이다. 이 집의 특별 메뉴는 멍게비빔밥이다.
우렁쉥이로도 불리는 멍게의 효능은 말한들 무엇하랴. 식당을 운영하는 권홍선씨는 조리사 경력이 13년째이다. 3년간 발품을 팔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개발한 메뉴라고 한다.
멍게비빔밥의 재료는 놀랍게도 단 네 가지이다. 주재료인 멍게, 김가루, 통깨, 참기름이 전부이다. 이 적은 재료로 맛을 낼 수 있다니 신기할 뿐이다. 다른 재료를 넣으면 멍게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다고 하였다. 멍게는 5월에 많이 잡힌다고 한다.
거제도에서 멍게비빔밥을 파는 유명한 식당은 냉동 멍게를 비벼 먹게끔 한다. 그에 비해 이 식당은 싱싱한 멍게를 바로 꺼내어 칼로 촘촘히 다져 멍게 향이 물씬 풍긴다.
맛은 어떨까? 참기름과 김가루, 통깨가 고소함을 더한다. 멍게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신선한 향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입안을 감돈다. 말그대로 황홀한 맛이다. 통영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이다.
멍게비빔밥은 생선구이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난다. 이날은 참기름이 조금 많이 들어갔는지 다소 느끼하다. 생선구이도 예전만 못했다. 물어보니 사람 수에 맞추어 나온단다. 3년을 이 집에 온 나로서는 쉬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최근 방송을 타고 난 후 뭔가 달라진 듯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완도 '아시나요식당'의 전복회덮밥과 이곳 통영의 멍게비빔밥은 남해안 해산물 비빔밥(?)의 쌍벽이 아닐까 싶다.
☞ 밀물식당 : 경남 통영시 항남동에 있다. ☏ 055-646-1551. 통영 I.C를 빠져 나와 시민회관방면으로 가다 중앙시장을 지나면 거북선이 있는 문화마당이 있다. 문화마당이 끝나는 지점에 국민은행(KB)이 보인다. 국민은행 골목으로 10여 미터 들어가면 밀물식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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