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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의 풍류와 멋

<하하하> 배우 문소리가 문화해설을 했던 그곳, 세병관

 

<하하하> 배우 문소리가 문화해설을 했던 그곳, 세병관


영화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올해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차지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는 통영이 배경이었다. 특히 강구안이 내려다보이는 국보 제305호인 세병관이 주요 배경으로 나온다.  문화유산해설사인 문소리는 세병관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순신 장군을 무척 사랑하는 인물이다.

 

세병관은 통영시 문화동에 있다. 경상, 전라, 충청의 삼도수군을 총 지휘했던 삼도수군통제영 본영이 있어 통영이라 불리게 되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한산진영이 최초의 통제영이었다. 그 후 거제, 여수 등에 있다가 1604년 통영으로 옮겨왔다.

 

세병관은 통제영의 객사로 제6대 통제사 이경준이 세웠다고 한다. 세병관의 이름은 당나라 시인 두보의 <세병마洗兵馬>라는 시에서 따온 것이다. “하늘에 있는 은하수를 끌어와 갑옷과 병기를 씻는다.”라는 뜻이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했던 두보의 대표적인 시에서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염원했는지를 알 수 있다.

 

2m 정도 되는 현판 글자 하나의 크기에서 당시 사람들의 기대를 엿볼 수 있다. 현판은 136대 통제사인 서유대가 쓴 글씨이다. 비단 세병관이라는 이름에서 뿐만 아니라 세병관의 출입문으로 창을 거둔다는 뜻인 지과문에서도 전쟁이 그치기를 바랐던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지과문을 지나면 세병관이 당당한 모습을 드러낸다. 경복궁 경회루와 여수의 진남관과 더불어 지금 남아 있는 조선시대 건축물 중 바닥면적이 가장 넓은 건물 중의 하나라고 한다.


 

50개에 달하는 기둥만 봐도 장관이다. 전체적으로 단순하지만 절도 있는 강한 느낌을 준다. 건물 중앙 뒷면에는 45㎝ 정도 되는 궐패단을 설치하였다.  궐패단은 조선시대 매월 음력 초하루와 보름날 등에 통제사 이하 장수들이 임금에게 예를 올리던 궐패와 전패를 안치했던 공간이다.

 

건물 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궐패단 천장의 장식이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장식과 벽화들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세병관은 원래 객사였다. 지금은 통제영의 중심건물인 세병관과 일본 수군을 격파하고 항복을 받은 곳을 기렸던 복원된 수항루 등을 빼고는 옛 영화를 볼 수 없지만 당시에는 수많은 건물들이 있었다. 현재 사적 제402호인 통제영지는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세병관은 제1대 통제사 충무공, 제2대 통제사 원균, 제3대 통제사는 다시 충무공으로 이어져 고종 32년인 1895년 208대 통제사 홍남주를 끝으로 290년 넘게 수군의 총본영으로 그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번 여름, 그림 같은 풍경에 시와 음악이 흐르는 통영에 가자. 미륵산에서 보는 다도해의 장관과 해저터널, 비진도의 은빛 해변과 산양해안도로를 달리며 달아공원의 일몰에 빠져 보자. <하하하> 영화 한 편을 보고 동피랑 골목과 강구안의 해안을 걸어보자.

수항루와 강구안 전경. 현재 통제영지는 복원사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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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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