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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여행의 기술, 칼럼

5년 동안 쓴 1000개의 여행글, 남다른 이유!

 

 

 

 

 

 

 

 

5년 동안 쓴 1000개의 여행글, 남 다른 이유

 

 

 

 

 

 

지난 3월 7일 Tistory 블로그 여행글이 1000개를 넘었다. 전체 글은 1234개다. 근데 1000개를 제외한 234개는 기존에 포스팅 했던 글을 다시 주제에 맞게 쓴 글이거나 여행칼럼 혹은 여행과 관련 없는 글들이다. 물론 Daum 블로그까지 합하면 여태까지 쓴 글의 전체 수는 1500여 개가 넘지만 말이다.(여행한 곳도 1500곳이 넘는다는...)

 

블로그 글 1000개라 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일 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여행글이기에 적어도 나에겐 특별하다. 2008년 4월에 처음으로 ‘욕지도 최숙자 할머니’의 글을 Tistory에 올린 후 우리 땅 구석구석을 떠돌며 글을 썼었다. 글 하나에도 나의 발품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으니 단순한 여행의 기록을 넘어 나의 땀과 고됨과 노동이 오롯이 글 속에 담긴 셈이다.

 

 

 

무던히도 다녔다. 포털에 지도로 발행한 글만 480곳이 된다. 최남단 마라도에서 최동단 독도, 최북단 강원도 고성, 최서남단 가거도까지 시쳇말로 안 다닌 곳이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나의 여행은 끝이 없다. 그만큼 우리 땅이 좁지만 깊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여행글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성이다. 여행을 가지 않고는 쓸 수 없는 게 여행글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기를 쓴다는 건 다른 글을 쓰는 것보다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여행을 다니는데 하루 이상을, 사진을 편집하고 글을 쓰는데 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대개 주말은 여행을 다니고 평일 저녁에는 사진을 편집하고 새벽에는 글을 쓰는 부지런함이 없으면 블로그를 한다는 건 언감생심이다.

 

그동안 숱한 블로거들을 봐왔다. 특히 여행분야는 여행 좀 한다 치면 누구나 처음에 선뜻 여행블로그를 시작하고 여행블로거를 자칭한다. 그러나 그도 잠시, 대개 1년 이상을 못 버티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거나 아예 블로그를 접기도 한다. 특히 베스트라든가 포털 메인에 배치되어 조회 수 등 단맛을 일찍 본 블로거일수록 반짝 관심에 들떠 있다가 어느새 자신의 글이 집중을 받지 못하면 떠나는 철새 블로거들을 무수히 봐왔다. 나 또한 뭘 꾸준히 하지 못하는 성격인데, 여행블로거만큼은 한눈팔지 않고 묵묵하게 한길을 걸어왔던 것 같다. 블로그도 그렇지만 늘 길 위에 서야 하는 여행자는 우직함과 끈기가 있어야 오래 버틸 수 있다.

 

내가 블로그를 처음으로 시작한 건 2005년 Empas에서였고, Naver와 Daum에서는 2007년 9월쯤으로 기억하고 있다. Daum-Tistory에서 지금까지 여행블로거를 꾸준히 하고 있는 분은 내가 기억하기론 하늬바람님, 루비님 등이다.(물론 일일이 열거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이들을 진정한 여행블로거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금도 잠깐 주목을 받고 있는 블로거가 있을 지라도 여행자로선 아직 더 두고 볼 일이다. 적어도 여행블로거는 블로거 이전에 지독한 여행자여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이제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출판 일을 하는 나로선 책에 대한 생각은 남다르다. 여행서적이 넘치고 넘쳐 아류와 함량 미달의 책들이 서점에 버젓이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절망마저 드는 요즈음, 나 또한 변별성 없는 책을 내지는 않을까 염려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책을 내는 게 무슨 자기과시나 커리어 쌓기 정도로 여기는 세태가 아쉬울 뿐이다. 그 와중에도 정말 나무 한 그루가 아깝지 않은 여행 책들도 더러 있다. 나의 책도 결국 나무 한 그루 값도 못하는 책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이젠 책을 내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건, 나도 세상과 적절히 타협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블로그뿐만 아니라 많은 매체에서 글을 써왔다. 오마이뉴스에 고정적으로 여행기를 쓰고 있으며, 지금은 작년 8월부터 1년 동안 <경전선 남도 800리, 삶의 풍경>을 연재하고 있다. 그리고 미디어삼성, 빙그레 등의 사보와 월간 사진·시사저널 등의 잡지사 원고 기고, 2012~2013 코레일 여행작가, KBS 창원 <경남 100경 완전정복>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쓴, 비록 보잘 것 없는 1000개의 여행글을 다시 돌이켜보며 여행블로거로서의 갈 길을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본다.

 

유목민은 잠시 머무를 뿐 정착하지 않는다. 여행자는 잠시 쉴 뿐 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김천령의 바람흔적은 소리를 만날 때까지...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 오른쪽 '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