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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다

더위 한 방에 날릴 깊은 산속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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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 봉명산. 다솔사가 있는 이 산은 그닥 높지 않다. 다솔사 뒤의 보안암과 정상까지 가는 길은 아이들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산책길이다. 정상으로 곧장 가는 비탈길을 피하고 왼쪽으로 에둘러 가는 길을 택하면 정상도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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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의 산이 대개 높고 험한데 비해 봉명산은 전라도의 낮지만 깊은 산을 닮았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장관인 정상에 오르면 멀리 다도해의 섬들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옹달샘으로 가는 길은 흙이 발에 감겨오는 듯 정겨운 오솔길이다. 길 떠난 이의 마음조차 평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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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암 가는 길로 방향을 잡아 얼마간 걸어 가면 약수터 표지판이 나온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몸이 물을 갈구할 즈음 약수터가 나오니 여름 산책으로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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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인데, 아무 길을 택하여도 좋다. 사방 숲에 둘러싸인 이 약수터는 인적조차 드물다. 여름 땡볕이 울창한 수림에 가리고 자는 바람도 여기서는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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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샘에 잠겼는가 싶더니 샘바닥에 깔린 자갈돌마저 푸른 빛이다. 물이 맑다 못해 흘러내리는 흔적만 아니라면 그 존재조차 모를 정도다. 새벽 토끼도 세수하러 왔다가 차마 그러지 못해 물만 마시고 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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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을 둘러싼 소나무, 측백나무 등의 수액이 물에 녹아내린 듯 물맛이 달다. '다사茶寺'로 유명한 다솔사의 '반로야차'를 달여 한 잔 마시고 싶은 유혹이 든다. 시조창이라도 한 수 뽑아낸다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으리라. '취사도구'라는 강렬한 문구가 조금은 섬뜩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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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팁 : 봉명산은 사천시 곤명면에 있다. 남해고속도로 사천 곤양 나들목을 빠져나와 15분 정도 가면 된다. 여행자가 본 최고의 코스는 서봉암 아래에 주차를 하고 산길을 따라 우리나라 제2의 석굴암이라 불리는 보안암을 둘러 보고 봉명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정상 아래에 있는 이 옹달샘에 잠시 들러 가슴이 시릴 정도의 물 한 잔으로 여독을 풀고 다솔사에서 마음을 씻으면 좋으리라. 서봉암에서 보안암, 봉명산 정상, 옹달샘, 다솔사로 이어지는 산길은 거의 평지나 다름없다. 걸음의 속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2~3시간이면 충분한 산행이다. 걷기 싫어하는 일행이 있으면 더욱 좋다. 서봉암에 일행을 내려 놓고 다솔사에서 기다리게 하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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