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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기행

골목길의 화려한 변신! 창동예술촌을 아시나요?

 

 

 

 

 

골목길의 화려한 변신! 창동예술촌을 아시나요?

-빈 점포에 예술의 생기를 불어넣다

 

사람은 길을 만들고 그 길을 사람이 닮습니다. 곧장 뻗은 길도 있겠지만 더러 막히기도 하고 좁은 데서는 구불구불 휘어지기도 하는 길은 우리네 인생을 닮았습니다.

 

 

요즈음의 길은 어떨까요? 쭉쭉 곧게 뻗은 요즈음의 길은 아주 편리하고 빠릅니다. 계획적이고 치밀한 세태를 반영하는 듯하지요. 에둘러 가고 그도 아니라면 잠시 멈추거나 한쪽으로 비켜서던 옛 길의 추억은 곧장 반듯한 길에 묻혀버리곤 합니다. 사람들도 그 길을 닮아 편리와 빠름을 얻는 대신 인간미가 없어지고 삭막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길 하나가 있습니다. 이른바 ‘추억의 골목길’입니다. 연탄재 내어 놓고 이웃 간 불을 빌리기도 하고 마당이 좁아 골목길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던 곳... 이젠 빈 점포가 하나둘 늘어가고 도시의 한가운데가 섬처럼 비어버린 곳... 그곳에 다시 사람들이 찾아들었습니다.

 

 

빈 점포로 을씨년스러웠던 골목이 화려하게 대변신을 했다

 

저마다 손에는 붓하며, 칼하며, 망치하며, 점토하며, 정을 들고, 골목으로 골목으로 모여들었습니다. 그랬더니 골목의 빈 점포에는 하나둘 사람의 온기가 담겼고 그 온기를 따라 아이들이 연인들이 청소년들이 찾아왔습니다.

 

▲ 다문화 가정 주부들이 운영하는 레인보우

 

거리의 무법자들(한사 님, 박씨아저씨 님, 보라미랑 님)

 

 

그곳은 남쪽의 어느 바닷가 바다 없는 도시의 어느 골목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이곳을 일러 ‘창동’이라 합니다. 그 옛날 한양으로 세곡을 실어 나르던 조창이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 사람 없는 골목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골목으로 바뀌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서울의 명동이 부럽지 않았다는 곳입니다. 얼마나 사람이 붐볐으면 서로 어깨가 부딪히고 발이 밟혀서야 겨우 골목을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도심이 점점 쇠퇴해져 골목은 어둡고 침침한 공간으로 되었다 마침내 도심이 텅 비어버렸습니다.

 

▲ 이제 청소년들도 자주 찾는 마산의 명소가 된 창동예술촌

 

▲ 골목에 모여 이웃끼리 담소도 나누고...

 

▲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배달래 작가 잠시 포즈...

 

이 텅텅 비어버린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바람이 최근에 일었습니다. 상인들이 움직이고,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시가 지원하고 예술가들이 모여들었습니다.

 

▲ 창동 사거리 일대에서 주말에 펼쳐지는 벼룩시장은 각종 체험을 할 수 있고 공예품, 예술품 등을 살 수 있어 더욱 좋다

 

▲ 나무 공예도 해보고

 

인형도 만들어 보는 아이들

 

풍문에는 익히 들었습니다만 오늘 와보니 그야말로 작은 개벽이었습니다. 예전에 이곳을 들렀을 때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원래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고 환경을 일대 개선했습니다. 원형을 최대한 유지한 채 바꾼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 보리도예공방 김은진 작가의 따님, 엄마를 기다리며...

 

▲ 아이가 날 수만 있다면... 이 아이 나중에 효도해야겠다

 

그림 그리는 이, 조각하는 이, 돌에 문양을 새기는 이, 나무에 글씨를 새기는 이, 아기자기 토우를 만드는 이, 작고 예쁜 쌈지를 만드는 이, 저마다 하나 이상의 재주를 부립니다. 그도 아니라면 온몸으로 자신과 세상을 그려내는 이들이 이 골목에 있습니다.

 

 

토인아트의 남치성 도예가가 거리에서 도자기 제작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느끼한 리마리오를 꼭 닮은 커피 가게 젊은 총각은 오늘 처음 문을 열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사진을 찍는 모습도 영락없이 초보 티가 나는 바리스타였다. 언젠가 커피향이 그리워 이 골목을 찾겠지요. 대박나시길!!!

 

 

올 5월 25일 창동이 예술촌으로 다시 태어난 지 100일이 되었습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창동이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보고 응원해야겠습니다.

 

▲ 창동 아트삽 by 조정우

 

▲ 창동 아트삽 by 조정우

 

그때가 되면 깔깔깔, 하하하, 호호호, 히히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골목과 골목 사이를 채우고, 열을 지어 서로의 팔짱을 낀 채 무리지어 다니는 청소년들이 이 골목길의 주인행세를 하겠지요.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이곳은 추억의 장소가 되고 다시 그들의 아들딸들이 골목의 주인 행세를 하겠지요. 다시 그들의 아들딸들이 추억을 따라 골목을 찾고 그들의 아들딸들의 아들딸들이 골목의 주인 행세를 하겠지요. 그리고 다시 추억을 따라 골목을 찾고...

 

 

오늘은 일단 사진으로 가볍게 창동 이야기의 첫 단추를 풀어보겠습니다. 창동예술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이 일대 소개는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글을 올릴 계획입니다. 그리고 전국적인 명소가 되기 위해서 보완돼야 할 점에 대해서도 타 지역의 성공사례와 비교하여 올리겠습니다.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배달래 작가의 공연은 시작되고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배달래 작가의 공연 중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배달래 작가의 공연 중

 

 

☞ 창동은 창원시 마산합포구(구 마산시)에 있습니다. 250여 년의 창동 쪽샘골목의 빈 점포 일대를 사업비 20억 원을 들여 예술인촌으로 조성하였습니다. 광장을 만들고 전선을 지중화하고, 골목을 새롭게 디자인하였습니다. 예술인들을 위해 임대료도 지원했습니다. 지금까지 50개 점포가 입주를 완료했습니다. 빈 점포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 이 사업은 문화예술을 통한 마산 원도심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 토요일에 열리는 창동 네거리의 벼룩시장

 

지난 9월 1일 개촌 100일을 맞은 창동예술촌에선 10월 3일까지 33일간 100일 기념축제가 골목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추억의 장터, 입주작가 작업실 테마전, 골목화가 체험행사, 영화제, 각종 공연행사가 펼쳐집니다. 매주 토요일에는 창동사거리 일대에서 공예품, 예술품 등을 살 수 있는 벼룩시장도 열립니다.

 

▲ 토요일에 열리는 창동 네거리의 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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