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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천년

태풍 볼라벤에 뿌리 채 뽑힌 천연기념물 왕소나무

 

 

 

 

 

태풍 볼라벤에 뿌리 채 뽑힌 천연기념물 왕소나무

 

어제(28일) 비보를 접했다. 천연기념물 괴산의 왕소나무가 쓰러졌다는 것이다. 이번 태풍 볼라벤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 있는 왕소나무마저 뿌리 채 뽑아버렸다. 처참했다. 천연기념물 제290호인 왕소나무가 강풍으로 허무하게 쓰러졌다는 말에 처음엔 믿을 수가 없었다.

 

   

태풍 볼라벤에 쓰러진 왕소나무. 사진 <연합뉴스>

 

수령 600여 년으로 키 13.5m, 둘레가 4.91m에 이르는 거목인 왕소나무가 쓰러졌다는 말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28일 오전 10시께 왕소나무가 뿌리가 뽑힌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마을주민이 발견했다고 한다. 이 숲에서 가장 커 ‘왕소나무’ 혹은 ‘왕송(王松)'’, 줄기의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용송(龍松)’으로도 불린 괴산의 왕소나무는 수령 600여 년으로 추정되는 키 13.5m, 둘레가 4.91m에 달하는 거대한 나무다.

 

 

태풍 볼라벤에 쓰러진 왕소나무. 사진 <연합뉴스>

 

   

나무줄기가 용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용송'으로도 불리는 왕소나무

 

여행자가 이 소나무를 처음 본 건 2010년 6월이었다. 괴산에 걸작인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 나섰던 것이다. 왕소나무가 있다는 곳은 청천면 삼송리였다.

 

 

왕소나무가 앉은 자리는 한눈에 보아도 예사롭지 않았다. 뒤로는 중대봉,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 등의 준봉들에 둘러싸여 있고 앞으로는 화양천이 휘감아 흐르고 남쪽으로는 백악산이 왕소나무의 위용을 빛내고 있었다.

 

 

나무 껍질은 마치 용의 비늘 같고

 

    

뿌리는 용의 발톱 같다.

 

왕소나무 근처에는 예전 이와 비슷한 노송 세 그루가 있어서 마을 이름을 삼송리라 하였는데, 당시는 왕송만 남아 있었다. 왕소나무는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나무로 1980년대까지 매년 1월에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에 제사를 지내며 새해의 풍년과 마을의 평화를 기원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늠름했던 왕소나무가 쓰러졌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1982년 11월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괴산군이 관리하던 왕소나무는 1992년 뿌리 일부가 썩어 부패 부위를 제거한 뒤 인공 충진재로 메우는 외과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태풍 볼라벤으로 쓰러진 왕소나무는 지난 2010년 4월 식목일을 맞아 우정체신본부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들을 담은 우표를 출시한 적이 있는데, 장성 백양사 고불매, 장흥 삼산리 후박나무, 순천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와 더불어 우표 도안으로 당당히 선정될 정도로 아름답고 귀중한 나무였다. 또한 그 희귀성과 생태적 보호가치가 높아 <충북의 자연환경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는데 이번에 볼라벤에 쓰러져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번 태풍 볼라벤에 쓰러지기 전 왕소나무의 위용

 

☞ Daum 지도에도 문화유적으로 나올 정도로 유명한 왕소나무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산250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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