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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味학

우연히 들른 제주 이 집, 과연 맛집으로 뜰 수 있을까

 

 

우연히 들른 제주 이 집, 과연 맛집으로 뜰 수 있을까

 

여행을 가면 먹는 게 사실 고민 중의 고민이지요. 정말 맛있는 집이 있으면 여행이 한층 즐거워지지만 그런 집을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피서철이 되면 턱없이 비싼 음식 가격은 어떻고요. 사실 제일 좋은 건 그 지역 토박이들이 자주 가는 집을 찾으면 값도 저렴하고 그 지역 특성에 맞는 식당을 고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제(27일) 공항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제주 시내로 나갔습니다. 딱히 정한 곳도 없고 미리 알아본 곳도 없어 우연히 들른 곳이 '동도원'이라는 식당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한적한 골목길에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식당이더군요.

 

정식 1인분 1만 원 상차림

 

데 음식을 주문하고 상차림이 시작되자 놀랐습니다. 1인분에 1만 원, 정식을 일단 주문했는데 반찬이 쉴 새 없이 나오더군요. 고등어조림, 옥돔구이, 해물뚝배기가 메인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가지나물, 취나물, 곤드레, 참취 장아찌 등 10여 가지의 나물이 나왔습니다. 음~ 일단 상차림은 대만족이었습니다.

 

 

"상차림은 일단 좋은데...." 중얼거렸더니 "상차림도 좋지만 맛도 좋습니다." 언제 들었는지 주인이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고등어조림을 먹었는데 역시나 그 싱싱한 맛이 좋았습니다.

 

 

야채에 고등어를 쌈에 싸먹으면 더욱 맛있더군요. 특히 돼지꼬지구이가 있었는데 주인 최혜란 씨의 말에 따르면 제주에선 ‘돼지적갈’이라 부른다고 하더군요. 일종의 산적인데 제주도에선 이 모양 이대로 제사상에 꼭 오른다고 했습니다.

 

 

양념이 미리 된 것을 구워 그 맛이 아주 고소했습니다. 이 구운 돼지고기를 젓갈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좋더군요. 살코기뿐만 아니라 돼지껍데기도 있었는데 아주 고소하더군요. 다만 기름기가 많아 나물과 같이 먹으니 괜찮더군요. 같이 온 일행은 이 ‘돼지적갈’이 별미라며 별도로 주문을 더했습니다.

 

 

제주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것 중의 하나인 옥돔구이도 나왔습니다.

 

 

바싹한 것이 살이 제법 도톰했습니다. 고소하니 담백했습니다.

 

 

해물뚝배기에도 해물이 가득했습니다. 다만 조금은 맵고 칼칼한 맛이었습니다. 강한 매운맛은 아니었습니다만,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딱이겠지만 조금은 맵지 않나 생각되었습니다.

 

 

10여 가지가 넘는 나물들은 좋았습니다. 메인 음식인 고등어조림, 옥돔구이, 돼지적갈, 해물뚝배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조연 역할을 나름 잘 해내고 있었습니다.

 

 

갈치조림도 맛보기 위해 별도로 주문했는데, 역시 싱싱했습니다.

 

 

살이 도톰하고 그 싱싱한....

 

 

한 가지 특징은 시래기와 같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시래기를 쭉쭉 찢어 갈치조림과 같이 먹으니 그 또한 별미입니다.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주인 최혜란 씨가 다가와서 맛이 어떤지 공손히 물었습니다. 구성도 좋고 맛도 좋은데, 매운맛이 다소 강하고 입맛에 따라서는 약간 짜게 느낄 수도 있겠다, 고 말해주었습니다. 사실 이 집은 대체적으로 만족이었습니다.

 

같이 간 일행은 모두 만족해했습니다. 다만 저와 집사람은 그 매운맛 때문에 조금 갸우뚱했습니다. 물론 입에 거슬릴 정도의 매운맛은 아니었습니다. 이 부분만 극복하면 분명 맛집으로 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식사를 하는 동안 외지인들은 한 분도 없었습니다. 말투로 봐도 그렇고 주인에게 여쭈어 봐도 제주도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시더군요. 아직은 덜 알려진 곳인데 아름아름 소문은 난 모양입니다.

 

혹시 지금 제주에 계시거나 앞으로 제주에 가실 계획이 있는 분, 딱히 가볼 만한 식당이 없으시다면 이곳 한번 들러보세요. 일단 실망은 안 할 겁니다. 그리고 꼭 평가를 해주세요. 우연히 들른 이 집, 과연 맛집으로 뜰 수 있을까요?

 

 

☞ 동도원은 제주시 연동260-14에 있습니다. 제주공항에서 10여분 거리에 있습니다. 신제주 문화칼라사거리 프린스 약국 뒤 50m에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064-747-9996, 손전화는 010-2698-3656입니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