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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味학

제주의 진짜 맛, 고기국수 먹으러 갑니다.

 

 

제주의 진짜 맛, 고기국수 먹으러 갑니다.

 

지난 7월 초에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그때 먹은 음식 중 기억에 남는 것이 '고기국수'였습니다. 고기국수는 제주도 고유의 음식으로 뭍사람에겐 다소 생소한 음식이지요.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오 선생님의 안내로 고기국수를 처음으로 먹어봤습니다. 사실 고기국수의 존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어쩌다 보니 매번 먹을 기회를 놓치곤 했습니다.

 

 

제주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날, 저녁으로 '고기국수'를 먹자고 김주완 국장이 먼저 제안을 했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저녁 7시쯤이라 식사를 하기에 애매한 상황, 가볍게 국수로 이른 저녁을 때우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제주토박이 오 선생님이 처음으로 간 곳은 '올래국수'였습니다. 그러나 그날이 하필 일요일, 가게는 문이 닫혔더군요. 다음으로 간 곳은 '자매국수'. 역시 일요일 휴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이 '삼대국수'. 다행히 가게 문을 활짝 열었더군요.

 

 

국수집치고는 실내가 꽤나 넓었습니다. 다섯 시를 조금 넘긴 이른 시간이라 손님들도 몇몇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말 않고 주문한 것은 '고기국수'. 반찬은 김치, 깍두기, 양파절임, 풋고추. 국수에 딱 맞는 간소한 찬이었습니다.

 

 

 

드디어 고기국수가 나왔습니다. 원래 고기국수는 제주도에서 잔치나 큰 행사가 있을 때 먹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돼지를 한 마리 잡은 후 남은 살코기와 뼈를 큰 솥에 넣고 푹 고아낸 후 면을 곁들여 먹은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뽀얀 육수에 국수 가락이 보이고 그 위에 수육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고명도 간단했고요.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깨를 넣었더군요.

 

 

사실 고기육수 하면 좀 느끼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먼저 생겼습니다. 조심스럽게 국물 맛을 보았더니 아 글쎄 이건 완전 진한 곰탕 맛과 비길 만하더군요. 도톰하게 쓴 고기를 얹어 국수와 같이 먹으니 씹는 맛이 한층 좋았습니다. 의외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특이하게 '김'이 나왔는데요. 전주의 콩나물해장국에도 김이 나오는데,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한 것이겠죠. 일단 한번 넣어 보기로 했습니다.

 

 

음~, 나름 괜찮네요. 건데 김을 적당히 넣어야지 많이 넣었다간 고기국수 고유의 맛을 해칠 듯합니다. 너무 고소하면 육수의 구수한 맛이 묻혀버리겠지요.

 

 

고기국수를 처음 먹어본 소감은 어떨까요? 음, 일단은 좋았습니다. 건데 맛이 깊다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뭐랄까요? 그녕 먹을 만했습니다. 부러 찾아서 다시 오기는 그렇고 지나는 길이면 한번쯤 들르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제가 먹은 곳이 삼대국수 집입니다. 올래국수와 다른 국수집의 고기국수를 맛보지 않았으니 고기국수에 대한 평가는 일단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오늘 다시 제주로 갑니다. 이번에 가서 '고기국수'를 한 번 더 먹어볼 생각입니다. 제주에 다녀와서 다시 진짜 제주의 '고기국수' 맛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날씨가 덥습니다. 오늘부터 며칠간 제주에 머물 계획입니다. 건강하십시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