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의 땅, 제주도

제주올레 중 가장 경관이 빼어난 추자올레




제주올레 중 가장 경관이 빼어난
추자올레

제주올레가 세인들의 눈길을 끈 지도 오래되었다. 여행자는 제주도에 올레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에 대부분의 길을 걸었었다. 올레로 인해 많은 이들이 걷는 여행에 보람을 느끼는 것은 의미 있으나 역설적으로 길이라는 것은 본시 정해지면 감동이 덜한 법이다. 작년 제주올레 중 가장 경관이 빼어나다는 추자올레 18-1코스가 개장되었다.

등대전망대에서 본 섬생이, 사자섬, 푸랭이(청도), 수영여

‘섬의 천국’ 추자도

여행자는 2008년 ‘제주의 숨은 비경’을 취재해 달라는 제주도청의 요청으로 3박 4일의 여정으로 추자도를 찾았었다. 풍랑으로 발이 묶여 하루를 더 묵을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섬 속의 섬’ 추자도는 제주도의 다도해라는 이름에 걸맞게 상추자도, 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를 합쳐 모두 42개의 군도로 이루어져 있다.

제주항을 떠나며

그러나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추자군도를 이루는 섬은 실제 1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사자섬으로 알려진 수덕도만 하여도 지도에 표기된 섬은 수덕도, 병풍도 정도이나 그 외에도 중암섬, 꼬리섬, 제주여 등 총 5개의 섬으로 형성되어 있다. 가히 추자도는 섬의 천국이라 불릴만하다.

추자항과 수령섬, 악생이, 염섬, 예도, 검등여, 추포도, 횡간도 전경

횡간도, 추포도, 관탈섬, 절명도, 수덕도, 밖미역섬, 푸랭이, 섬생이, 악생이, 수령섬, 염섬, 예도, 검은가리, 큰미역섬, 작은미역섬, 납덕이, 구멍섬, 상섬, 덜섬, 보름섬, 쇠머리, 사수도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제각기 생긴 섬의 다양한 모습, 섬 주변을 노니는 고기들, 바다 위를 달리는 어선들, 바위에 부딪혀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들, 섬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형언하기 어렵다.

등대전망대에서 본 하추자도 전경

추자도는 어떤 섬?

추자도는 고려 원종 12년인 1271년까지 후풍도後風島라 불리었다. 전남 영암군에 속하면서 추자도라 불리었다는 설과 조선 태조 5년 섬에 추자나무가 무성하여 추자도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다무래미와 직구도가 멀리 보인다.

1896년 전남 완도군으로 편입되었고, 1910년에는 제주도에 속한 후 1946년 북제주군에 소속되었다. 그러다 2006년에 북제주군과 제주시가 통합되어 제주시 추자면이 되었다. 현재 대서리, 영흥리, 묵리, 신양1리, 신양2리, 예초리 등 6개리와 1,400여 가구 3천여 명이 살고 있다.

다무래미(앞)와 직구도. 여기에서 길은 끝난다. 해녀들을 태우러 다무래미에 배가 도착했다. 아직도 추자도에는 대서리와 영흥리 등에 해녀들이 많이 있다.

추자도에는 슴새, 흑비둘기 등 희귀한 새들이 사는 '새들의 낙원' 사수도가 있고 멸치와 고등어 삼치가 철에 따라 많이 잡힌다. 조기도 유명한 데, 흑산도 앞바다나 멀리 동중국해까지 나가서 잡아온다고 한다. 맑은 날이면 한라산을 위시한 제주 본섬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멀리 땅끝 마을과 보길도, 진도의 맹골도, 여서도 등 남해안의 육지와 섬들도 볼 수 있다.

최영 장군 사당에서 다무래미로 가는 길

제주올레의 변방이자 올레의 진수, 추자올레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추자도는 섬 어디를 가도 비경을 이룬다. 고기가 많다는 것은 바다가 깊다는 것이고 바다가 깊으니 자연 해안절벽이 장관일 수밖에 없다.

봉글레산에서 본 추자항

추자올레는 숱한 섬들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걷는 길이다. 추자항에서 출발하여 총 17.7km에 달하는 코스로 유서 깊은 최영 장군 사당과 황경헌의 묘,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추자 등대와 일몰이 아름다운 다무래미와 봉글레산,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걷는 묵리고갯길, 나바론 절벽 등을 지난다.

황사영의 아들 황경헌의 묘 백서 사건으로 능지처참당한 황사영의 부인이자 정약용의 조카인 정난주(정마리아)가 제주도에 관노로 유배될 때 어린 아들 경헌을 이곳 추자도 예초리에 숨겼다.(사진 : 원용순씨는 추자도에서 섬 안내와 어선 여행을 도와 주었다.)

다리로 연결된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곳곳에는 추자군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최고의 전망대는 추자면 소재지가 있는 등대전망대이다. 등대 전망대는 상, 하추자도와 수십여 개의 주변 섬들, 한라산과 남해안의 육지와 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추자항 뒤의 등대산공원, 다무래미, 봉글레, 용등봉, 하추자도의 오지박전망대, 묵리고개, 망여, 신양 등대 등이 좋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추자도의 해안 비경 나바론 어선을 빌려 타고 나가야 볼 수 있는 비경이다. 난공불락의 나바론 요새를 본떠 '나바론'이라 불린다.

추자 올레 코스는 총 17.7km에 달하며 하루 정도면 걸을 수 있다. 다만 느긋하게 섬을 제대로 여행하려는 이는 적어도 이틀은 머물러야 한다. 코스는 다음과 같다.

추자항→최영장군 사당→봉글레산 정상→천주교 추자공소→순효각 입구→처사각 →나바론 절벽정상→추자등대→추자교→묵리 고갯마루→묵리마을→신양2리→신양항 →모진이 몽돌해안→황경헌의 묘→신대산 전망대→예초리 기정길 끝→엄바위 장승 →돈대산 정상→추자교→영흥 쉼터→추자항

최영 장군 사당 가는 길에서 만난 추자도 아이들

추자십경

흔히 경치가 뛰어난 곳을 ㅇㅇ십경이라 표현한다. 울릉 10경, 우도 10경, 선유 10경이 그러하다. 자연 풍광이 빼어난 아름다움의 극치를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그렇게 불리는 것이다. 추자도는 제주의 다도해라 불릴 만큼 섬이 많고 그 섬이 만들어내는 절경이 빼어나다. 제주도에 속해 있으면서도 전혀 제주답지 않고 남해안의 섬 풍경을 그대로 옮겨 다시 단장을 한 느낌이다. 경치가 빼어난 만큼 추자도에도 당연히 '추자십경'이 있다.

검은가리와 예초리

소머리 모양으로 생긴 우두섬(쇠머리)의 해돋이를
우두일출, 다무래미 앞에 떠 있는 직구도의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직구낙조, 황금어장 신대에서 고기떼가 노는 모습인 신대어유, 사자섬(수덕도) 사자봉에서 기러기가 먹이를 찾아 바다 속으로 내려 꽂히는 장면을 수덕낙안이라 하였다.

묵리고개에서 본 묵리마을과 섬생이, 묵리고갯길은 추자도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이다.

석지머리 청도(푸랭이)의 머리 모양과 푸른 소나무를
석두청산, 신양포구 장작지의 잔돌해변을 장작평사, 고향으로 돌아올 때 고향을 지키고 있는 추자도의 맨 동쪽에 있는 망도(보름섬)를 보고 느끼는 설레임의 망도수향, 추포도의 멸치잡이 배의 불빛을 추포어화라 하였다.

날씨가 맑으면 추자도에서 한라산이 보인다.

횡간도 주변 바다에 흰 돛단배들이 떠다니는 풍경을
횡간추범, 제주도로 유배 온 이들이 세상과의 인연을 끊으려 관탈섬의 무심한 푸른 파도에 갓을 벗었다 하여 곽개(게)창파 등을 일러 '추자십경'이라 하였다.

조기 그물을 손질하는 추자항의 어부들

☞여행팁
상, 하추자도에는 버스가 아침 7시 부터 저녁 9시까지 매 시간 1일 13회 다닌다.(요금 : 어른 900원, 학생 450원) 인근의 추포도, 횡간도를 갈려면 월, 화, 목, 금 오후 2시에 추자항 대서리에서 출발하는 행정선을 이용하면 된다. (무료, 064-742-8406) 그러나, 직구도, 추포도, 횡간도, 해안 절경 나바론 등 주변 섬과 해안 비경을 보고 싶다면 어선을 빌리는 게 좋다.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배 한척 20~30만원, 선상 낚시도 할 수 있다.)

민박은 식사 포함하여 3~5만원 정도이다. 내가 숙박한 태성민박 원용순씨 댁은(011-693-8288,064-742-3937, 8805) 음식도 잘하거니와 부부 내외가 친절하였다. 배도 빌릴 수 있다. 추자도에는 여관과 민박집이 많다.

추자도 가는 배는 목포항과 제주항, 완도항을 이용하면 된다. 제주항에서는 아침 9시 30분, 오후 1시 40분에 출발한다. 목포항에서는 오후 2시, 완도항에서는 아침 7시 30분에 있다. 완도와 목포에서 출발하는 배는 추자도를 경유하여 제주도까지 가는 배들이다. 목포항여객터니멀 061-243-1927, 완도항여객터미널 061-555-0655, 제주항여객터미널 064-758-4234, 추자항여객터미널 064-742-3513.

추자십경 중의 하나인 직구낙조


김천령의 여행이야기에 공감하시면 구독+해 주세요
▒ 김천령의 지역별 여행지 보기  (http://blog.daum.net/jong5629)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김천령의 풍경이 있는 한국기행]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