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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다

촌놈 김두관지사와 함께한 농장 체험, 감미로운마을


 

촌놈 김두관지사와 함께한 농장 체험, 감미로운마을

 

철새들의 낙원 주남저수지 옆에 특별한 농장이 있다. 팸 투어 첫날 창원시 대산면 모산리에 있는 이 농장을 방문했다. 농장으로 가는 길은 평야지대다. 버스는 논길을 한참 들어가더니 사람들이 부산스럽게 일을 하고 있는 곳에 섰다. 대표인 강창국 씨가 인사를 하고 난 후 농장에 대해 설명을 했다. 사실 그의 설명은 오후 내내 계속되었기 때문에 모두 옮길 수는 없는 노릇, 그 중에서 몇 가지만 끼적거려본다.

 

어쨌든 신나는 노릇이다. 태생이 촌놈이라서 그런지 시골에만 오면 마음이 편안하다. 불과 50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40대가 되면 전원생활을 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터라 여행을 다니면서도 살만한 곳을 눈여겨보곤 한다. 고향으로 갈 지 아니면 섬진강에서 살 지 아직도 고민이지만 말이다.

 

외국인들이 더러 보였다. 농장에서 일을 하는 대신 무료로 숙식을 하는 일종의 팜 스테이인 셈이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하니 한 외국인 아가씨가 포즈까지 취해준다. 이런, 감사할 때가. 고맙습니다.


 

강창국 대표의 설명을 들은 후 일행은 전기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을 했다.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으니 차도 친환경이다. 감동적인 대목이다. 전기차로 늦가을 들판을 달리는 기분, 참 상쾌하다.






 

숙소에 짐을 푼 후 단감농장으로 이동을 했다. 강창국 대표가 감 따는 요령을 설명했다. 가위로 그냥 싹둑 자르면 되지 않겠나 싶었는데 설명을 듣고 보니 감 따는 데도 세심한 정성이 필요했다.

 

그가 설명한 감 따는 요령은

1. 감을 바구니에 던지면 안 된다. 감 하나의 무게가 280g 정도인데 계란보다 더 약하기 때문에 두 개 이상이 있을 경우 깨질 수가 있다. 반드시 바구니 바닥까지 손이 닿게 하여 감을 담아야 한다.

2. 감의 꼭지는 깊이 잘라야 한다. 꼭지가 다른 감과 부딪히면 멍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3. 감의 앞면에 있는 검은 침도 손끝으로 살짝 제거해야 다른 감에 상처를 주지 않는다.

 

설명을 들은 후 각기 감을 담을 바구니를 들고 감나무로 갔다. 열심히 감을 따고 있는데 주위가 소란스러워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와 있었다. 이때부터 자연스럽게 도지사와 함께 움직였다. 


 
※ 동영상-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농장 체험 카메라와 단감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는 강창국 대표

 

강 대표의 말에 의하면 단감은 130여 년 전에 일본의 어느 하천가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김해평야에서 처음으로 단감 재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연평균기온이 13도 이상 되는 따뜻한 날씨가 되어야 단감이 자랄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두관 지사의 감 따는 솜씨는 촌놈답게 능숙했다. 권위의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는 분명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대개 그 정도 위치라면 남의 말을 듣기보다 자기 말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는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 오히려 블로거가 더 많은 말을 했다.


 
※ 동영상- 한국전쟁 당시 감을 처음 본 인민군들이 감을 삶아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김두관 지사와 실제로 떨감을 삶아 먹었다는 문경 출신 블로거 파비

 

감 따는 체험을 한 후 일행은 감 선별 작업과 와인을 제작하는 창고로 이동을 했다.



 
※ 동영상-감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작업과정, 김두관 지사가 감을 모두 땄다고 립 서비스하다 블로거들에게 야유(?)를 듣는 강 대표. ㅎㅎ

 

감으로 만든 와인은 어떨까. 와인을 제작하는 체험은 일정상 다음날 아침에 이루어졌다. 감을 알맞은 크기로 자른 후 기계에 넣으면 자동으로 이뤄진다. 며칠 동안 숙성한 진액을 증류하면 감 와인이 된다.

 

감 와인은 증류주인데, 처음의 것은 70도가 넘는 독한 술이다. 한 모금 마셨더니 온 몸이 찌릿하다. 그 깔끔한 맛은 일품.

 

아 참, 여기서 잠깐. 씨 있는 감과 씨 없는 감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보다시피 위의 사진 왼쪽의 감은 씨가 있고 오른쪽의 감은 씨가 없다. 어떻게 구분할까. 강 대표의 구분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즉 감 앞면에 있는 검은 침 부분이 솟아 있으면 씨가 있고 움푹 들어가 있으면 씨가 없다고 한다. 어느 감이 더 상품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강대표는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씨가 있는 것이 상품가치가 더 있다고들 하는데요. 사실은 감에서 씨가 차지하는 부분이 워낙 많기 때문에 같은 무게라도 먹을 수 있는 양이 많은 씨 없는 감이 낫지 않겠습니까? 맛이나 당도의 차이도 없으니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감에 대해 한참 심취하고 나니 바깥에는 어둠이 내렸다. 숙소 식당으로 이동을 해서 도지사와의 간담회가 계속되었다. 간담회 열기는 엄청났다. 사회자가 제지를 하지 않았다면 밤새 이어졌을 것이다. 간담회를 끝낸 후 밖으로 나가려던 김두관 지사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식사 준비를 한 아주머니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가장 수고한 분들한테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그의 뒷모습이 훈훈했다.

 

그날 밤 간담회는 뒤풀이 장소까지 이어졌다. 소주 몇 잔에 많은 이야기를 나눈 김두관 지사는 일정상 먼저 자리를 떠났다. 블로거들의 이야기는 밤을 새우다시피 했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자 조금은 조용한 난타 공연이 되었다. 허공에 젓가락이 바삐 움직였다. 그리고 잠들었다.


☞ 여행팁
<감미로운마을>은 창원시 대산면 모산리에 있다. 이곳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농장체험 및 와인 제작 등을 할 수 있다. 농장 체험 문의는 영농조합법인 좋은예감 대표 강창국(055-291-4829, 6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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