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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섬

외딴 섬의 아름다운 학교, 홍도분교



외딴 섬의 아름다운 학교, 홍도분교

견산 가는 길에서 본 홍도 1구 마을과 홍도분교 전경

유람선을 타고 난 후 홍도의 진산 깃대봉에 오르기 위해 1구 마을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골목길이 끝나는 지점에 학교가 하나 보인다.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이다. 홍도는 섬이 개미 혹은 누에 모양으로 허리 부분이 잘록하다. 허리에 해당하는 대목밭은 그 폭이 불과 205미터 남짓 된다.


홍도분교는 잘록한 허리에 해당하는 대목밭에 있다. 평지가 거의 없는 홍도에서 학교가 들어선 자리가 가장 넓은 평지이다. 아이들을 위한 운동장을 만들기 위해 갖은 고초가 있었으리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홍도에 학교가 처음 들어선 것은 해방 후인 1949년 6월 12일이었다. 당시에는 어느 학교든 그렇게 불리었지만 '홍도국민학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 1구 마을에는 홍도국민학교가 있었고 깃대봉 너머 2구 마을에는 분교가 하나 있었다. 2구 마을의 분교는 폐교되었다.

양산봉 자락과 운동장

그 후 50여 년의 세월이 흐른 1990년 3월 1일에 홍도국민학교는 홍도분교로 바뀌게 된다. 현재 학생 수는 모두 28명이다. 유치원생이 6명이고 초등학생이 22명이다. 선생님은 초등교사 3명, 유치원교사 1명, 행정을 보는 이가 1명으로 도합 5명이 근무하고 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치고는 제법 규모가 큰 편이다. 예나 지금이나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흑산도의 중학교나 목포 등 육지의 중, 고등학교로 유학을 간다고 한다.


토요일이여서 그런지 학교는 텅 비어 있었다. 학생들은 전혀 볼 수가 없었고 깃대봉을 오르는 여행객들만이 학교 인근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고 있었다. 학교 운동장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 멀리 홍도 1경인 남문바위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교실 앞으로는 여느 초등학교에서도 볼 수 있는 세종대왕님이 멀리 바다를 보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순신장군 동상도 있었다고 한다. 교실 뒤란에는 아이들이 미처 챙겨가지 못한 우산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뿐 바람마저 숨을 죽였다.

깃대봉 가는 길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하며 교정을 걷다 학교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깃대봉에 올랐다.


산을 점점 오를수록 분교 주변의 풍경이 더 멋진 모습으로 바뀌었다.

멀리 남문바위 일대가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있는 학교가 바로 이곳이 아닐까.

남문바위 일대와 부두

앞으로는 알록달록 원색의 섬마을 집들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양산봉의 기암이 학교를 둘러싸고 왼쪽으로는 깃대봉이 따뜻이 감싸준다.

홍도분교와 몽돌해수욕장 그리고 북항, 여름에는 북항을 이용한다.

학교 뒤에는 길이 600여 미터에 폭 70미터 정도인 몽돌해수욕장이 보인다. 동그란 돌(빠돌)로 이루어진 일명 빠돌해수욕장은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한다. 아쉽게도 이날 일몰은 볼 수 없었지만 파도에 구르는 몽돌의 소리에 마음마저 씻겨 나가는 듯하였다.

몽돌(빠돌)해수욕장


파도에 구르는 몽돌 소리를 들으면 마음마저 씻겨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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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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