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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

바다 전망 빼어난 남해안의 절과 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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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산과 미황사

# 바다건너 인도에서 부처가 오다 - 해남 미황사
미황사는 내가 좋아하는 절집 중의 하나이다. 금강산이 바다를 만나기 직전 마지막 숨을 토하듯 이룬 곳이 바로 달마산이다. 금인金人이 인도에서 돌배에 불상과 경전을 싣고 와서 금강산에 절을 지어 봉안하려 하였으나 이미 많은 절이 있어 의조에게 경전과 불상을 소에 싣고 가다가 소가 멈추는 곳에 절을 지으라고 하였다. 길을 가던 소가 큰 소리로 울며 멈춘 곳이 오늘날 미황사 자리이다. 소울음 소리가 아름다워 '미'자와 금인을 의미하는 '황'자를 써서 미황사라 하였다고 한다. 이 창건설화는 종래의 고구려를 통한 불교 북방전래설에 배치되는 바다로부터의 남방전래설을 한층 설득력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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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숲 속의 어여쁜 부도, 구강포의 절집 - 강진 백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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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숲과 부도

강진 백련사하면 단연 1,500여 그루에 달하는 동백숲이다. 동백숲 속의 부도에 뚝뚝 떨어진 동백송이를 보면 눈먼 이도 눈을 뜰 정도이다. 만덕산 아래 자리하고 있는 백련사는 신라 문성왕 1년에 무엄선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그후 절이 없어지고 터만 남았는데, 고려 무신정권 때 요세가 중창하고 천태종의 수행결사인 백련사의 터전으로 삼으면서 거찰이 되었다. 백련사는 보조국사 지눌이 송광사에 연 수선사와 더불어 고려 후기 불교 수행결사의 양 갈래를 이루었다. 대웅전 현판은 동국진체를 완성한 원교 이광사의 글씨이다. 이광사는 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완도 신지도에서 귀양살이로 말년을 보냈다. 만경루에 서면 멀리 구강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절 뒤 산길로 가면 다산초당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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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에서 본 구강포

#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운 창해의 암자 - 여수 영구암(향일암)
아름다운 포구인 임포마을 해안길을 걸어 가면 영구암에 이른다. 지금은 향일암으로 더 많이 부르지만 원래는 영구암이었다. 영구암으로 불린 연유는 암자가 들어선 자리의 지형에서 비롯되었다. 절에서 금오산에 이르는 이 일대의 바위들에는 거북이 등의 줄무늬가 있고, 암자가 들어선 자리는 거북이 등에 해당한다. 암자 뒤의 바위들은 책 무더기에 해당하고 임포마을 쪽은 거북이 머리처럼 보인다. 이 형세는 거북이가 불경을 등에 지고 바다로 헤엄쳐 들어가는 것 같은 모습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에 '일본을 바라보자'라는 뜻의 향일암이라 강제로 부르게 하여 널리 쓰였다고 한다. 또는 망망대해의 바다 위에 떠오르는 해돋이가 장관이라 그렇게 불리웠다고도 한다. 아무래도 영구암이라고 다시 부르는게 지형상이나 역사적으로도 올바른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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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암 앞은 섬이 많은 남해에서 쉬이 볼 수 없는 망망대해이다. 막힘없이 끝없이 펼쳐진 깊은 바다를 응시하고 있노라면 무념무상의 경지에 절로 이르게 된다. 수도하기에는 더할나위없는 곳이다. 영구암은 일출뿐만 아니라 일몰 또한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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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 속에 묻힌 사랑 - 남해 보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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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암과 쌍홍문

'一點仙島(신선의 섬)'라 불리는 남해섬 벼랑 끝에 한 떨기 연꽃처럼 피어난 보리암이 있다. 석가세존이 돌배를 타고 쌍홍문을 지나 세존 바위를 뚫고 갔다는 전설이 있는 보리암은 해발 701미터인 금산 봉우리 바로 아래에 있다. 금산은 원래 보광산이라고 했는데 금산으로 산이름이 바뀐 데는 이성계와 관련이 있다. 큰 뜻을 품은 이성계가 백두산과 지리산에 들어갔으나 산신이 받아 주지를 않았다. 마지막으로 남해 보광산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나서야 조선 왕조를 개창할 수 있었다. 이성계는 그 은혜를 보광산에 보답하고자 산 전체를 비단으로 감싸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대신 산 이름을 비단 산으로 지어주는 것이 좋겠다는 한 신하의 제안을 받아들여 금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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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 이성복의 '남해 금산'


# 쪽빛 다도해의 빼어난 전망대 - 고성 문수암

의상대사가 남해 보리암으로 가던 중 날이 저물어 고성 땅 무이산 아래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었다. 그날 밤 꿈에 한 노승이 금산에 가지 말고 걸인을 따라가라는 부탁을 하였다. 다음날 아침 의상은 노승의 부탁을 들어 두 걸인과 같이 공양을 하고 걸인들을 따라 가니 지금의 암자터더란다. 의상대사가 경치가 좋아 사방을 둘러 보고 있을때 걸인 중 한명이 문수보살로 바뀌면서 "의상아!" 하고 부르더니 그 걸인은 홀연히 바위 속으로 사라졌다. 바위에 문수보살의 모습이 나타나 의상은 그 석벽 아래에 문수단을 조성하고 암자를 지었다고 한다. 노승은 의상을 돕기 위해 꿈속에 나타난 관세음보살이었고, 그 걸인들은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었던 것이다. 문수전 뒤의 석벽을 자세히 보면 문수보살의 형상이 보인다고 한다. 여행자도 그냥 스쳐 지나가다 보살님의 설명을 듣고 다시 석벽을 보러 가야 했다. 간절함이 부족해서인지 여행자의 눈에는 쉬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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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전각에서 바라본 다도해는 일품이다. 사량도, 욕지도, 연화도......남해 바다의 섬이란 섬은 이곳 문수암 앞마당에 다 모아 놓았다. 무이산의 수직병풍들이 암자를 둘러 싸고 다도해의 점점 섬들이 암자의 앞마당을 이루고 있다. 무이산 정상에 오르면 남해안의 전망을 한 눈에 시원스레 볼 수 있다. 무이산(武夷山)이라는 이름도 신라시대 화랑들이 경치좋은 이 곳에서 무예를 닦았다고 하여 붙여졌다. 산기슭마을 이름도 무도하는 모양이 신선같다고 하여 무선리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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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포 창선대교의 관망 포인트 각산 - 사천시(구 삼천포시) 대방사 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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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창선 대교를 건너기 직전 오른쪽으로 난 산길로 접어들면 대방사라는 조그만 절이 있다. 작은 절마당에는 계곡물을 끌어 당겨 바위로 흘러 내리게 하고 갖은 화초를 심어 아기자기한 정원을 가꾸었다. 근래에 만든 걸로 보이는 석불이 다소 생뚱맞아 보이지만 남해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선 자리는 나무랄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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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사와 서암

대방사를 뒤로 하고 호젓한 산길을 오르면 '서암'이라는 암자가 있다. 상투를 틀고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이마에 두른 망건을 닮은 '망건바위' 너머로 남해바다가 펼쳐진다. 암자 앞에는 이름모를 무덤 두 기가 있고 '서암'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는 암자의 건물이 고졸하다. 단청이 없어 기교는 덜하지만 소박한 모습이 여행자의 눈길을 자꾸 가게 만든다. 무채색의 담박함,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나물을 먹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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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산에서 본 삼천포 창선대교


# 바다와 섬, 구름 속 암자 - 남해 망운암
화방사의 부속암자로 고려시대 진각국사가 창건한 암자이다. 아침에 남해바다로 떠오르는 붉은 해를 볼 수 있다. 망운암이 있는 망운산은 해발 768미터로 남해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금산의 유명세에 가려 외지인들에게는 덜 알려져 있지만 남해군민들은 이 산을 더 자주 찾는다고 한다. 봄이면 온통 철쭉으로 바다 위의 산이 온통 화원이 된다. 남해에 비가 오지 않으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낸다. 그래도 비가 오지 않으면 상주 앞바다 세존도에서 기우제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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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운산에서 본 망운암과 남해읍


망운산 정상에 서면 사면으로 바다가 펼쳐진다. 어디를 봐도 사방으로 시야가 트여 경치가 일품이다. 멀리 지리산에서 여천공단, 여수, 삼천포, 강진만까지 한 눈에 들어 온다.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 사이로 해가 지는 모습은 황홀하다. 붉은 석양이 지면 전라도와 경상도의 땅이 바다 멀리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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