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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

가야산의 으뜸가는 절승지, ‘백련암’




 

가야산의 으뜸가는 절승지, ‘백련암’

-성철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주석하였던 암자

 

 합천하면 으레 해인사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명산에 대찰이라 했던가. 그만큼 큰절에는 사람들이 붐벼 수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고승들은 암자라는 것을 두어 수행처로 삼았다.


 백련암가는 길


 해인사 일주문 앞에서 길은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암자로 가는 길이다. 절 초입의 길상암과 해인사의 암자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고불암과 고운암을 제외하면 암자 가는 길은 이곳에서 갈라진다.


 

 백련암, 희랑대, 지족암, 국일암, 약수암, 용탑암, 홍제암, 원당암, 삼선암, 금선암, 보현암, 금강굴 등 모두 15암자이다.




 

 백련암. 해인사에서 30여 분을 오르면 산길 끝에 있는 암자이다. 산중에도 기승을 부리던 막바지 무더위는 암자에 이르자 서늘한 기운으로 바뀐다. 암자로 오르는 돌층계에는 아름드리 고목들이 있어 암자가 오래되었음을 말해준다. 암자는 성채 같은 외벽을 두르고 있어 가까이 하기에는 무언가 모를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염화실(가운데 정면)과 좌선실(우측). 성철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주석하셨던 곳이다.

 백련암이라고 쓰인 문을 지나면 거대한 바위가 암자 뜰에 좌선을 하고 있다. 부처의 얼굴 모습을 한 이 바위를 중심으로 암자의 건물들은 부챗살처럼 퍼져 있다. 암자의 모든 기운이 이 불면석에 모아진 듯하다.


부처의 얼굴을 닮은 불면석에 암자의 모든 기운이 모인 듯하다.


 

 성철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주석한 곳으로 더 알려진 백련암은 암자 주변에 우거진 노송과 환적대, 절상대, 용각대, 신선대 같은 기암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어 수행처로서 깊은 곳임을 알겠다.


 

 고심원에는 성철스님의 존상이 모셔져 있다.

 예부터 가야산의 으뜸가는 절승지라 일컫던 백련암은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선조 38년인 1605년에 서산대사의 문하였던 소암스님이 중건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래전부터 소암대사를 비롯하여 환적, 풍계, 성봉, 인파대사와 같은 고승들이 수도를 해왔던 곳이다.


생전의 모습(가운데)

 

 성철스님이 머물 때까지만 하여도 원통전, 영자전, 염화실, 좌선실 등 요사채 몇 동만 있던 조촐한 암자였으나 근래에 들어 고심원 등의 불사가 이루어져 전각들이 새로이 자리 잡았다.


 

 암자의 제일 높은 자리인 고심원에는 성철스님의 존상이 봉안되어 있어 참배객들이 연일 끊이지 않고 찾고 있다. 다행히도 깊은 산중이라 암자의 고요한 기운은 그대로이다. 성철스님은 생전에 염화실에서 주석을 하시면서 좌선실로 왔다 갔다 하셨다고 한다.


 

 不欺自心. 성철스님이 삼천배를 화두로 남긴 백련암. 자신을 보지 못하고 암자의 겉모습만 보고 휑하니 내려가는 세상 사람들에게 남기신 화두가 아닐까. 백련암은 해인사 산내 암자 가운데에서도 높은 곳에 있어 고요한 한가로움이 있고 전망 또한 탁 트여 시원하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