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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비경

경포호 구석구석 돌아보기



 

 

경포호 구석구석 돌아보기


 

 ‘수십만 비키니’를 자랑하는 경포대 해수욕장을 찾는 이는 많지만 정작 경포호 일대를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여름 바다의 유혹이 너무 깊어 호수 안을 가만히 들여다 볼 여유가 없어서일까.


 경포호와 조암

 경포호와 해수욕장 그리고 주변의 소나무 숲 일대를 흔히 ‘경포대’라 통칭해서 부르고 있다. 경포호는 강릉시 저동, 운정동, 초당동에 걸쳐 있는 자연 석호이다. 원래 호수 주변이 12km에 달했으나 현재는 휩쓸려온 모래로 둘레가 4km에 불과하다.


홍장암 일대

 방해정

 관동의 명승지로 널리 알려진 경포대는 관동팔경 중의 하나이다. 경관이 뛰어난 호숫가나 해안, 계류 등에 경포대를 중심으로 정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경포대, 해운정, 경호정, 금란정, 방해정, 호해정, 석란정, 창랑정, 취영정, 상영정 등이 그것이다.


금란정

 

 수면이 거울처럼 맑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경포호鏡浦湖는 사람에게 유익함을 준다고 하여 군자호라고도 불렀다. 경포호에는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하늘에 뜬 달이 하나요, 호수에 비친 달이 둘이요, 바다의 달이 셋이요, 술잔에 뜬 달이 넷이요. 님의 눈동자에 비친 달이 다섯이다.



 상영정

 경포호 일대의 유람은 홍장암에서 시작하였다. 호숫가에 바위가 무리지어 있는 홍장암에는 박신과 강릉 기생 홍장의 애틋한 사랑이 전해오고 있다. 고려 말 강원도 안찰사 박신은 강릉지역을 순찰하던 중 강릉기생 홍장을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박신이 다른 지역을 순찰하고 홍장을 찾았으나 강릉부사 조운흘이 놀려줄 생각으로 홍장이 밤낮으로 그대를 생각하다 죽었다고 하자 박신은 애절함에 몸져 눕게 되었다. 조부사가 측은한 마음에 경포대 달이 뜨면 선녀들이 내려오니 홍장도 같이 올지 모른다고 하며 데리고 나갔다. 호수의 신비스런 운무 속에 홍장이 배를 타고 나타나 그들은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경호정

 꽃동산

 홍장암 앞에는 중년의 사내가 홍장의 시를 적고 있었다. 홍장암에서 바라보면 호수 한가운데에 새들이 날아드는 새바위가 있고 그 위에 작은 정자가 하나 있다. 정자에는 ‘조암鳥岩’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우암 송시열이 쓴 글씨라고 전해진다.



 경포대

 호숫가로 난 산책로를 따라 방해정에 이르렀다. 옛 인월사 터에 세운 방해정은 40년 전까지만 하여도 집 바로 앞까지 호수여서 대청마루에서 낚시를 하였다고 하나 지금은 도로가 앞을 막고 있어 답답한 느낌을 준다. 방해정은 통천 군수를 지낸 이봉구가 관직에서 물러난 뒤 선교장의 부속별장으로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이곳에 사는 이가 20년 전에 이 정자를 사서 거주하고 있다.


 

 방해정 옆의 야산에는 경포호를 바라보며 정자들이 줄지어 있다. 경포대 북쪽 시루봉 아래에 이 고장의 선비 김형진이 매화를 심고 노닐던 곳이라 하여 ‘매학정’이라 불리었던 금란정, 솔숲에 둘러싸인 상영정, 경포 호안이 한 눈에 보이는 경호정이 호수를 바라보며 자리하고 있다.


 심상진가옥

 잘 가꾸어진 꽃동산에서 다시 경포대로 향하였다. 호숫가 북동쪽 찻길 건너편 언덕 위에 있는 경포대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다. 관동팔경 중의 하나인 경포대는 그 빼어난 경치로 예로부터 많은 시인묵객들이 찾아들었다. 누대에 올라서면 내려다보는 경포호의 풍광도 좋거니와 불어오는 바람줄기에 서늘함마저 느끼게 된다.


해운정

 

 경포대를 나와 해운정으로 향했다, 해운정은 그 옛날 경포 호안이 가장 아름답게 보였던 곳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호수를 먼발치에서 볼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다. 산기슭에 3단의 축대를 쌓아 높지막하게 올려 지은 해운정은 오랜 세월을 견뎌온 당찬 기운이 느껴진다. 해운정 오른쪽에는 김언광의 후손이 지은 살림집인 심상진 가옥이 맞붙어 있다.



 마차로 경포호 일대를 유람할 수 있다.

 해운정을 끝으로 호숫가로 나오니 젊은 연인들이 호수를 거닐고 있었다. 해수욕장만 가고 경포호 일대를 둘러보지 않는 것이나 경포호 일대를 둘러보고 해수욕장을 가보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여겨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동해안의 저온 현상으로 해수욕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인파는 아니었지만 젊은 사람들로 여전히 북적거렸다.


경포대 해수욕장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