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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3대 미항 '남애항'

 

 

 

강원도의 3대 미항 양양‘남애항’
  


 흔히 강원도 3대 미항하면 삼척의 초곡항, 강릉의 심곡항, 양양의 남애항을 일컫는다. 그중‘강원도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남애항의 해안선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동해안 여행은 검푸른 바다빛깔에 매료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형상의 작은 바위섬들이 주는 아름다움에 더 빠져들기 십상이다.


 남애항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춤과 동시에 아름다운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있는 가없이 넓은 모래밭을 지나면 빨간 등대가 여행자를 작은 항구마을로 길을 이끈다. 
 

 

 양양군에서 가장 큰 항구인 남해항은 항구를 중심으로 4개의 작은 포구마을이 해안선을 따라 길에 늘어서 있다. 항구에는 이따금 갈매기만 날아올 뿐 파도소리는 방파제를 넘지 못해 항구 안으로는 아예 들어오지 않는다.


 

 항구는 고요하다. 어선들은 항구를 떠나지도 들어오지도 않는다. 고요한 침묵. 멀리서 들려오는 뱃사람들의 고함소리만 귓가에서 떨어진다. 방파제로 향하였다. 파도소리라도 들리면 이곳이 분주한 어촌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동해시의 추암 일출과 함께 이곳 남해항도 일출의 최고 명소로 꼽힌다. 바다로 솟은 섬들을 이은 방파제에는 남해항의 그림 같은 해안 풍경을 붉게 불태우며 솟아오르는 해돋이의 장관이 그려져 있다.


 
 예전 이곳은 영화 ‘고래사냥’의 촬영지였다. 회색빛 앞이 보이지 않는 그 절망과 그 슬픔, 진한 외로움이 노래 가사에 묻어 있다. “술 마시고 노래하며 춤을 춰 봐도/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 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보아도/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방파제를 벗어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해는 이미 바다에 떨어졌는데 사람들은 아직 바다에 몸을 숙이고 있다. 무언가를 줍고 있었다. 아이와 엄마, 아이의 아버지인 듯한 세 사람이 붉은 황혼에 실루엣만 보인다.



 

 나는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사람들이 바다 멀리 있어 예의 인사도 건네지 못하고 사진기를 들이 대었다. ‘찰칵찰칵’셔터 소리는 파도소리마저 잠재운다. 사람들은 바다에 깊이 침잠해 있었고 나는 카메라에 깊이 빠져 있었다.


 

 
 멀리 잘 생긴 소나무 한그루가 보인다. 춤을 추는 먹구름이 그의 배경이다. 먹구름이 없었다면 소나무는 소나무가 될 수 없었다. 그랬다. 홀로 우뚝 솟아 외로움 가득한데 먹구름은 도리어 소나무를 더 외롭게 만들어 버렸다.

 

 

 해가 진다. 그렇다고 해서 어둠이 온 것은 아니다. 항아리처럼 움푹 팬 항구에는 서서히 빛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였다. 사람들도 하나 둘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하였고 나는 길을 떠났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