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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여행의 기술, 칼럼

화가 이중섭이 진주에 남긴 것

 

 

 

 

 

화가 이중섭이 진주에 남긴 것

 

 

이중섭을 읽다.

 

이중섭 하면 으레 제주와 통영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진주’라는 도시를 간과해선 안 된다. 아주 강렬한 단 한 점의 들소 그림과 두고두고 회자됐던 인상적인 자신의 사진 한 장을 남긴 곳이 바로 진주이기 때문이다. 20세기의 가장 빼어난 걸작으로 평가받는 <진주 붉은 소>와 허종배가 찍은 <이중섭 모습 04-담배 불 붙이는 이중섭> 사진이 그의 진주 시절 작품이다.

 

<진주 붉은 소>에 대해 미술평론가이자 《이중섭 평전》의 저자인 최열은 “진주에게 이중섭은 잠시 스쳐간 손님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손님이 그저 흐르는 바람이 아니었던 까닭은 오직 이 <진주 붉은 소> 때문이고, 그 작품이 20세기 미술사상 가장 특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섭이 진주에 간 까닭은 그러니까 오직 이 진주처럼 영롱한 보석, 붉은 소를 남기기 위해서였던 것이다.”라고 격찬을 했다. 이 작품은 진주에 온 이중섭이 박생광에게 그려준 것이다.

 

 

<이중섭 모습 04-담배 불 붙이는 이중섭>은 사진작가 허종배가 1954년 5월 진주에서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은 1967년 10월호 《공간》에 처음 발표됐다. 1972년 3월 현대화랑에서 간행한 《이중섭 작품집》 속표지에 실렸고, 1979년 4월 한국문학사에서 발행한 《대향 이중섭》 속표지에도 게재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2014년에 출간된 돌베개의 《이중섭 평전》 표지 사진으로도 사용됐을 정도로 인물 사진으로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허종배는 평생 부산과 경남 일대를 누비던 사진작가로, 말년에 백혈병 소녀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전설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중섭의 진주 시절은 길지 않았다. 그러나 짧은 기간 동안 그가 남긴 것은 진주를 적셔주고도 남을 정도로 아름답다. 이중섭은 화우 박생광의 초대로 1954년 5월 진주에 와서 카나리아 다방에서 개인전을 연 후 6월 초순 서울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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