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간이역, 타임슬립

가장 오래된 철도역에서 열린 독특한 전시회

 

 

 

 

가장 오래된 철도역에서 열린 독특한 전시회

- 기차 자투리 시간에 가볼 만한 옛 서울역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건물이 있다. 바로 서울에 있는 옛 서울역사다.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대, KTX로 대표되는 빠른 시간은 바로 곁에 아주 오래된 건물이 있음에도 눈길조차 주지 못하는 여유를 잃어버렸다.

 

 

 

하루에 수만, 수십만이 이용하는 서울역 바로 곁에 우리의 근현대사를 옹골차게 겪어온 유산이 있음에도 바쁜 발걸음은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잠시 기차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손에 든 스마트폰일랑 잠시 호주머니에 넣어두고 짬을 내어 가 볼 일이다.

 

 

서울역사는 일제강점기인 1922년 6월에서 1925년 9월에 걸쳐 38개월 만에 지어진 지하 1층, 지상 2층의 석재가 혼합된 벽돌 식 역 건물이다. 1층은 르네상스 궁전 건축 기법으로 바닥을 화강암으로 깔고 중벽(中壁)은 석재, 벽에는 인조석을 붙였다. 건물 안의 귀빈실 마룻바닥은 모두 박달나무로 깔았고 2층에는 양식당을 설치하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건물이라는 점에서 건축사적 가치가 큰 서울 역사는 1981년 9월 25일 사적 제284호로 지정되었다.

 

홍윤정 작가의 관객과 함께하는 타로카드 읽기 퍼포먼스 <개와 늑대의 시간> 결과물, 벽면에 붙어 있는 상담지에는 관객의 고민이 담겨져 있고 바닥 전시물은 관객들이 복채 대신에 두고 간 개인 소지품이다.

 

 

1900년 7월 경인철도가 개통되면서 작은 목조건물에서 시작했던 역은 남대문역으로 불렀다. 1925년 새롭게 신축되면서 경성역으로 변경되었는데, 당시 건물의 규모도 그렇거니와 지붕의 돔과 독특한 외관은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해방 이후 서울역으로 개명되었고 한국전쟁 때 일부 파괴되어 복원되었다가 2004년 1월 새로운 민자 역사가 들어서면서 구 역사는 폐쇄되었다. 2009년 시작한 복원공사는 2011년 마무리되어 ‘문화역 서울 284’로 재탄생하였다.

 

 

 

문화역 서울 284의 기획전 <플레이타임>이 11월 7일부터 12월 28일까지 6주 동안 미술․음악․무용․연극․영화․문학․디자인․건축 등 전 장르 예술가 55인의 독특한 퍼포먼스가 옛 서울역사에서 열렸다. <플레이타임>은 동시대 예술의 특징인 장르 간의 융합과 예술의 시간성에 주목하는 퍼포먼스 프로젝트다.

 

 

2층은 원래 양식당으로 지난 주 방송된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시즌3>을 이곳에서 촬영하였다.

 

여객으로 이용되던 텅 빈 공간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서 생기를 불러일으키니 건물 자체의 감상도 좋거니와 각종 전시회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워낙 붐비는 곳에 있다 보니 이곳이 문화재, 국가사적이라는 사실조차 간과하게 된다. 오천만이 알고 있음에도 1만도 채 보지 않는 문화재가 이곳이 아닌가 싶다. 세상은 너무 바쁘다. 

 

 

 

 

 

 

 

서울에 사는 이들은 멀리 떠나는 것도 좋겠지만 바로 곁에 있는 서울 역사로의 여행은 어떨까? 서울에 볼일 보러 가는 지역의 사람들은 기차 자투리 시간에 한번쯤 들러 복잡한 서울에서 한숨 돌리는 여유를 갖는 것은 어떨까?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