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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땅, 제주도

신기하네! 고래콧구멍으로 불린다는 우도의 '검멀레동굴'

 

 

 

신기하네! 고래 콧구멍으로 불린다는 우도의 '검멀레동굴'

 

제주 우도의 동쪽에는 '검멀레'라 불리는 해변이 있다. '검다'의 '검'과 '모래'를 나타내는 '멀레'가 합쳐진 말로 검은 모래가 있는 해안가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해변의 끝 절벽 아래에는 해식동굴이 있는데, 이 역시 해안의 이름을 따 '검멀레동굴'로 불린다.

 

우도봉(쇠머리오름, 섬머리오름)과 우도 등대

 

이 동굴은 우도 8경 중 제7경으로 '동안경굴(東岸鯨屈)'로 불린다. 쇠머리오름 혹은 섬머리오름으로 불리는 우도의 동쪽 절벽 아래에 있는 이 동굴은 그 이름처럼 고래가 살았음직한 동굴이다. 그 명성대로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해식동굴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검멀레동굴 입구

김주완님

 

처음에 만나는 동굴은 입구가 작은 편이나 안에 들어가면 약 2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제법 넓은 공간이 있다. 이 동굴이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곳에서 열리는 동굴 음악회 때문이다. 동굴 내부가 지니고 있는 울림이 좋은 자연 음향의 우수성이 인정되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처음의 동굴에서 두 번째 동굴로 가는 돌문

 

처음 이 동굴을 본 사람은 바다에 난 해식동굴에 잠시 감탄을 할 뿐 이내 휙 한 번 둘러보고 해안으로 다시 돌아가게 마련이다. 사실 음악회라도 하지 않으면 해안절벽에 뚫린 동굴이 신기하구나, 여길 뿐이다. 그러나 정작 검멀레 동굴은 다음 동굴을 가야 제대로 보았다고 할 수 있다.

 

 

동굴은 두 개인데, 물이 빠지는 썰물 때에 들어갈 수 있다. 입구에 있는 동굴을 지나 사람 하나 겨우 지날 정도의 절벽 사이 돌문에 올라서면 집채만 한 바위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다. 바위들을 징검다리 삼아 풀쩍풀쩍 건너면 제2동굴로 이어진다.

 

붉은콧구멍

 

처음의 동굴이 검은데 비해 두 번째 동굴은 붉은 빛을 띠고 있다. 규모도 처음의 동굴보다 엄청 크다. 어두컴컴한 동굴에 빛이라고는 바다 쪽으로 난 굴을 통해 간신히 들어오는 것밖에 없다. 그럼에도 어둠 속에서 붉은 빛을 낸다는 게 신비롭다.

 

 

용암이 흐르다 굳은 듯 보이는 이 동굴은 금방이라도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질 듯하다. 이곳 사람들이 왜 이곳을 거대한 ‘고래콧구멍’이라 부르는지 수긍이 간다. 처음의 동굴을 ‘검은콧구멍’, 두 번째 동굴을 ‘붉은콧구멍’이라 부른다고 한다.

 

 

붉고 고운 양탄자를 쭉 펼친 듯한 ‘붉은콧구멍’은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안을 깨끗이 해놓았다. 이에 비해 ‘검은콧구멍’은 해안으로 불쑥 들어온 곳에 입구가 있어 적은 바닷물만 드나들어 콧구멍 안에 검은 딱지가 그대로 있어 다소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북손

 

굴을 빠져나와 바다로 가까이 갔다. 앞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어 가슴이 탁 트인다. 절벽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간혹 머리를 깨운다. 바닥을 자세히 보니 온통 바퀴벌레였다. 처음엔 놀랐지만 이내 바퀴벌레의 영역을 내가 침범한 꼴이어서 도리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바퀴벌레를 제주도에서는 ‘바퀴’라 부른다고 오 선생님이 귀띔을 했다. 갯바위에는 갖은 해초류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감태

 

하늘을 올려다보니 온통 절벽이다. 자연이 쌓은 이 층층 조각에 인간이 끼어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저 감탄하는 것밖에 없다. 붉은콧구멍으로 다시 들어와 속속들이 살펴보았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물에 잠시 얼굴을 비춰보았다. 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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