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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머물다

소나무숲과 차밭이 일품인 사천 다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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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사가 있는 봉명산은 해발 40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낮은 산이다. 그럼에도 삼나무, 측백나무, 소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다솔'이라는 이름을 보면 얼핏 절집 이름이 '소나무가 많아서' 지어진 것으로 짐작하는 이들이 종종 있지만 사실은 그러하지 않다. 한자를 보면 '多率'로 쓰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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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당 최범술의 부도

다솔사가 앉은 자리가 장군대좌혈將軍大座穴에 해당되어 주위에 당연히 많은 군사를 거느리게 된다는 풍수지리적 입장에서 이름이 지어졌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소나무는 절 입구부터 뺵빽하게 자리잡은 것도 모자라 봉명산 곳곳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가득하다. 그 군사가 결국 소나무인 셈이다. 경남에서 제일 오래된 절집이라는 내력에 맞게 이 절은 신라 지증왕 4년인 504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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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악사로 불리다가 의상대사가 영봉사로 고쳤고 후에 도선국사가 다시 다솔사로 절이름을 바꾸었다. 절의 이름이 바뀌게 된 것만 보아도 이 절이 유서깊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다. 깊은 솔숲이 끝나는 지점에 넓은 주차장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여기까지 차를 타고 오지만 사실 절 아래에 주차를 하고 걸어와야만 다솔사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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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사에서도 이길을 산책로로 조성하고 아래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절을 찾는 이들이 짙은 솔숲에서 세파에 찌든 마음과 육신을 씻어내고 절을 찾는다면 경건한 마음과 동시에 다솔사의 매력에 더 깊이 빠져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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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사 부도 연기조사 의상대사, 도선국사가 거쳐갈 정도로 오랜 내력을 가진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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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사를 본격적으로 들어서면 돌계단이 정겹게 길손을 맞이한다. 돌층계 끝에 위풍도 당당히 서있는 대양루는 주변의 단풍나무와 잘도 어울린다. 가을이면 환상적인 빛을 쏟아내리라. 대양루 옆을 돌아가면 맑은 물이 나오는 약수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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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루

우거진 단풍나무 가지 사이로 한 단 높이 보이는 적멸보궁은 성스럽기까지 하다. 원래는 대웅전이었는데, 옆에 있는 응진전에서 1979년 108과의 사리가 나오자 대웅전을 적멸보궁으로 개축하고 불사리를 모셨다고 한다. 적멸보궁 안에는 열반에 들기 직전의 부처의 모습인 와불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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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보궁

적멸보궁 오른쪽의 응진전은 만해 한용운이 머물며 수도하던 곳이다. 승려 19명으로 구성된 정치적 불교 비밀결사였던 만당의 총재로 추대된 만해는 이곳 다솔사로 행동본부를 옮겨 항일활동을 하였다. 이외에도 일제강점기에 다솔사는 효당 최범술, 김법린, 김범부, 소설가 김동리 등이 독립운동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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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진전과 극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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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효당 최범술은 이곳 다솔사에 초등과정의 광명학원을 세워 인근 농민자제들을 가르쳤다. 강의는 주로 소설가 김동리가 맡았다고 한다. 현재 대양루가 당시 강학의 장소였다고 한다. 김동리는 이후 낙향하여 1963년에 다솔사를 무대로 하여 '등신불'을 저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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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보궁 뒤의 차밭은 효당 최범술 스님이 1960년대부터 가꾸기 시작하였다. 예전부터 법당 뒤 묵은 차밭이 있었으나 제멋대로 자라난 것을 인근에 자생하던 차씨를 받아 차밭을 넓게 일구어내었다고 한다.  이곳의 차는 '반야로차'라 하여 다솔사를 '茶寺'로 유명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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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헤의 이슬'이라는 의미의 반야로般若露는 반음, 반양의 습기가 있는 곳에 잘 자라는 차의 특성과 차를 마시는 행위가 결국 수양의 하나임을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의 전통 차문화를 집대성한 '한국의 다도'라는 책을 1970년대에 출간하여 한국 차문화의 맥을 살린 효당은 이곳 다솔사 앞마을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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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사에 오게 되면 꼭 봉명산과 보안암을 가보는 게 좋다. 깊은 솔숲도 좋거니와 정상에서 보면 멀리 남해바다와 백운산, 지리산과 웅석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까지 가는 길도 가족끼리 산책하기에 더할나위없이 좋다. 보안암 가는 길에 샘이 하나 있다. 토끼도 울고 갈만큼 깊은 산중에 있는 맑고 아름다운 샘이다.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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