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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박물관

소설 <탁류>의 무대 군산 채만식문학관


 

 소설 <탁류>의 무대 군산 채만식문학관
- 풍자문학의 대가 군산 채만식문학관을 가다

"에두르고 휘몰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대처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

문학관에서 본 금강하굿둑. 소설 <탁류>의 무대인 군산에 있다.

 

근대 풍자문학의 대가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한 부분이다. 맑던 물도 군산에 이르면 탁류로 변한다는 암시적인 표현을 통해 일제 수탈의 역사가 서린 군산의 모습을 그렸다.

 1층 전시실은 영상, 음향, 그래픽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파노라마 식으로 그의 삶을 여정을 소개하고 있다.

1899년 5월 1일, 군산은 일제에 의해 강제로 개항되었다. 조그만 포구였던 군산항이 부산, 원산, 제물포, 경흥, 목포, 진남포에 이어 일곱 번째로 개항을 했다. 이전까지 옥구군에 딸린 조그만 포구였던 군산은 호남 곡창의 쌀을 일본으로 실어내는 거점이 되었다. 개항 당시 500명이 채 안 되었던 군산 인구는 8,000여명의 일본인들이 건너오고 조선인들까지 소작해 나서 북적되는 도시가 되었다. 

 

전북의 최북단에 있는 도시 군산에는 아직도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 세관, 은행, 일본식 가옥 등의 건물 등을 보면 일제 침략의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다.

 

군산에서 제일 먼저 찾은 건 채만식문학관이다. 1902년 6월 17일에 군산시 임피면에서 태어난 채만식은 <레디 메이드 인생>, <탁류>, <치숙), <태평천하> 등의 풍자적인 작품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채만식의 초등학교, 고등학교 졸업증명서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에 버금가는 그는 다작의 작가이다. 1950년 지병인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해방 직후 서울 종로의 한 사찰에서 거행된 큰조카의 결혼식에 참여한 채만식 선생(왼쪽 두번째)

흔히 채만식을 ‘불란서 백작’ 이라고 부르곤 했다. 비록 수중에 돈은 없었지만 언제나 곤색 상의에 회색 바지를 깨끗이 입고, 모자까지 쓰고 다니는 신사풍의 그를 보고 주위 사람들이 붙여준 것이다.

 

그의 성격은 내성적이었으며 외곬의 면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교우 관계는 폭넓지 못했으며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자신의 신념과 생각에 부합되지 않으면 배타적이었다. 한번 잘 못 본 사람은 끝까지 미워했다고 한다.

 그에 대한 논문자료만 223권, 서적이 89권에 달한다.

사물에 대한 그의 판단은 이지적이었으며 말수가 적고 말투는 낮으면서도 근엄하였다고 한다. 고고하면서도 솔직했고 직선적이었다. 원래 다정다감한 성품이었다고 하나 자신이 소유한 물건은 항상 질서 정연하게 정돈하였다. 남의 집에서 식사할 때는 수저를 닦아 먹을 정도로 결벽도 있었다.

 

이러한 성품 탓인지 그의 하루 생활도 규칙적이었다. 오전에는 창작, 오후에는 친지 방문과 산책, 밤에는 수면을 하는 등 하루를 셋으로 나누어 생활을 하였다. 그의 필체는 초기에는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형편없는 악필이었다가 <탁류>에 이르러 달필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해방 후에는 중도적인 민족주의자의 입장을 가졌던 그는 일부 작가들의 월북 권유를 뿌리치고 고향에서 창작 활동을 계속하다가 1950년 11월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2001년에 개관한 채만식문학관은 2층 건물로 되어 있다. 금강 변에 자리한 문학관은 정박한 배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채만식 선생의 삶의 여정과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여행자에게 문학관 구석구석을 친절히 설명해 준 해설사

1층의 전시관에는 파노라마식으로 소개하고 있는 채만식 선생의 삶의 여정과 옛 군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설 속 인물이나 작품 속 배경 코너에서는 입체 그래픽을 이용하여 사실감을 주고 있다.


고증과 검증을 통해 채만식 선생의 목소리를 재현하여 사실감 있게 들을 수 있다.

2층 영상세미나실에서는 채만식 선생의 일대기를 관람할 수 있고 문학 강좌나 세미나가 연중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매주 월요일과 매년 1월 1일은 휴관하며 입장료는 없다. 전시관에서는 금강 하류와 서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채만식 선생의 작품 표지

군산 시내와 금강, 서해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월명공원에 채만식의 문학비가 있다. 문학비에는 채만식의 약력과 소설 <탁류>의 일부가 새겨져 있다. 장미동 구조선은행 건물 옆에는 채만식 소설비가 있으며 임피면 축산리 계남마을에는 그의 묘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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