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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머물다

깊은 고요 속의 예스러운 산사, 귀신사


 

깊은 고요 속의 예스러운 산사, 귀신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김제평야. 끝없이 펼쳐진 김제 평야의 동쪽에는 높이 793m의 모악산이 홀로 우뚝 솟아 있다. 모악산은 금산사, 귀신사 등의 사찰과 증산교 등을 비롯한 각종 종교단체의 집회소가 밀집하여 계룡산 다음으로 토착종교집단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금산사에서 얼마간 가면 귀신사가 나온다. 신라 문무왕 16년인 67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인 귀신사는 신라의 화엄십찰 가운데 하나로 전주 일대를 관장하던 사찰이었다. 한때는 금산사를 말사로 거느렸을 정도로 사세가 대단하였으나 지금은 반대로 금산사의 말사가 되었다.

 

창건 당시에는 국신사로 불리다 그 후 고려 때 원명대사가 중창할 때 구순사로 바뀌었다가 조선 고종 10년인 1873년에 고쳐 지으면서 지금의 귀신사가 되었다고 한다.


예전의 대찰은 간 데 없고 지금은 쇠락하여 대적광전, 명부전, 산신각, 요사채 등 몇 개의 전각만이 소담하게 절을 이루고 있다. 


절을 오르면 제일 먼저 깊은 고요를 뜻하는 대적광전이 눈에 들어온다. 예스러운 맛이 배어 있는 대적광전(보물 제826호)은 임진왜란 때 절이 불탄 후 17세기경에 다시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빗살무늬 창호가 인상적인 법당 안에는 지혜의 빛을 비춘다는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신 삼불좌상이 있다.

 

지권인의 비로자나불을 본존으로 좌우에 약사불과 아미타불을 배치한 삼불 형식이다. 흙으로 제작한 소조불인데 1980년에 금물을 입혔다고 한다. 현재 보물 제1516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삼불좌상은 보물 제1360호인 법주사 소조삼불좌상과 보물 제1274호인 완주 송광사 소조삼불좌상 등과 유사하다.

 

대적광전 뒤를 돌아가면 삼층석탑으로 오르는 층계가 있다. 아름드리 나무 사이로 석탑이 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낸다. 한눈에 보아도 주변을 압도하는 규모이다. 고려시대에 세운 탑이지만 백제계 양식이 반영된 이 석탑은 아쉽게도 꼭대기 부위가 크게 손상되었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62호이다.

 

삼층석탑 앞쪽에는 웅크리고 있는 사자상이 있다.(보는 사람에 따라 개라고도 한다.) 등 위에는 남성의 생식기 모양을 한 남근석이 놓여 있다. 사자상은 머리를 치켜들고 남서쪽 솔개봉을 향하여 엎드려 있다.

 
절 안에 이 같은 조각상이 있는 것은 매우 드문 것으로,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설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풍수지리에 따라 이곳의 지형이 개의 성기를 닮은 구순혈이므로 음기가 강해 터를 누르기 위해 남근석을 세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원래 남근석을 두는 사찰은 백제 왕실의 내원사찰뿐인데, 이로 보아 이 절은 백제 때의 사찰일 것이라는 설이 그것이다. 이 석수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 64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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