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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섬

홍도를 붉게 태우는 흑산도 일몰


 

홍도를 붉게 물들이는 흑산도 일몰

 

흑산도에서 꼭 봐야할 곳을 말한다면 상라봉 일대이다. 예리항에서 진리를 지나 동백나무가 숲을 이룬 구불구불 십이고갯길을 올라서면 용고개이다. 고개 위에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흑산도 아가씨’노래비가 있는 곳에 차는 선다. 이곳은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광경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다도해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노래비 바로 옆의 산길을 잠시 오르면 해발 226.7m인 상라산 정상이다.

망덕도와 멀리 홍도 너머로 지는 해.

 

사방으로 흑산도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굽이굽이 십이고갯길은 물론이고 동쪽으로는 방파제로 둥글게 바다를 가둔 예리항과 가도, 영산도, 조금 멀리 다물도와 대둔도가 보인다.


 

북쪽으로는 홀로 선 바위섬에 작은 등대 하나 있는 무인도 호장도가 유독 눈길을 끌게 한다. 서쪽으로는 대장도와 소장도, 망덕도, 그리고 뒤로는 옅은 바다 안개에 신비한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는 홍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저녁 6시 30분경 , 해가 바다로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아무도 없었다. 낮의 따뜻함과 달리 어스름이 내리자 거센 바람과 함께 날씨는 봄이 무색할 정도로 쌀쌀해졌다.

대장도와 소장도, 내망덕도와 홍도

 

해가 하늘을 물들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홍도 전체를 붉게 태우기 시작하였다. 홍도에서는 아쉽게도 일몰을 볼 수 없었다. 해질 무렵이면 섬 전체가 붉게 물들어 홍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여행자는 흑산도에서 홍도가 물드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하늘과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며 홍도 오른편으로 떨어지는 낙조의 풍경은 과연 다도해 최고의 일몰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차가운 바람에 얼굴을 감싸며 하염없이 지는 해를 바라만 보았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홍도는 자신을 태운 해를 감추어 버렸다. 마지막 불씨를 태운 해는 하늘에게 붉은 운명을 맡기고 사라졌다. 달이 떴다. 해가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여 밤을 밝힐 것이다.






멀리 깃대봉과 하늘도로가 보인다.

가도와 예리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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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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