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 홍도의 소소한 골목길 풍경

비경 홍도의 소소한 골목길 풍경

골목길 언덕에서 본 홍도 1구 마을

아침 7시 50분. 목포에서 홍도까지 115km. 쾌속선으로 2시간 30여 분을 달려 홍도에 도착하였다. 부두에서 홍도갈매기님을 만났다. 블로그를 하면서 여러 분들을 만났지만 이번에는 각별하다. 사전에 연통을 넣어 만나기로 하였는데 여행자의 숙소부터 식사까지 미리 예약을 해두었고 심지어 바쁜 와중에도 여행길에 동행을 하여 홍도 구석구석을 소개해 주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부두는 관광객으로 넘쳐 났다. 밀물처럼 밀려온 관광객들로 정신이 없어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관광객들이 마을 쪽으로 사라지고 난 후에야 부두 정경을 볼 수 있었다.

 

부두에는 홍도 인근에서 나는 해산물과 해녀들이 잡은 멍게, 소라, 해삼 등이 지천이다. 싱싱한 해산물을 보니 그 유혹을 떨칠 수가 없나 보다. 갓 썰어낸 횟감에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여행자도 한 잔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오후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 침만 꼴깍 삼켰다. 횟감에 팔린 눈을 돌려 주위를 둘러보니 왜 홍도가 유명한지를 알 만하였다. 물론 나중에 해상관광을 하고 난 후 여행자가 본 첫 풍경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걸 금방 깨닫게 되었지만 말이다.

 

마을로 향했다. 홍도는 1구와 2구 두 개의 마을이 있다. 1구에는 해수욕장과 동백군락지가 있고 깃대봉 너머의 2구에는 등대와 생태계 자연림이 있다. 1구에서 2구로 가려면 산을 넘거나 어선을 타고 가야 한다. 12시 30분에 시작되는 유람선 관광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있어 점심을 먹고 1구 마을을 둘러보았다.

 

1구 마을은 섬마을답지 않게 번화하였다. 도시의 화려함에는 견줄 수 없지만 작은 섬마을 치고는 꽤나 북적대는 편이다. 이날만 해도 1,000여 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왔다 갔으니 이 섬에 각종 편의시설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비록 낡아 보이지만 나이트에 노래방까지 갖추어져 있다. 이 섬은 한국 해상관광의 일번지에 맞는 번잡함을 지니고 있었다. 조용한 섬여행을 꿈꾸는 이들은 다소 거북스러워하겠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비경만으로 따지자면 홍도는 단연 으뜸이라 사람이 넘쳐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다.

 

골목은 짧다. 초등학교를 지나면 골목은 한 번 꺾이고 숙박업소와 식당들이 있는 골목이 나타난다. 골목의 끝은 몽돌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다시 길을 돌려 동백군락지로 향했다. 마을 제사를 지내던 제당이 있는 당산숲은 300여년 된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홍도갈매기님, 여행자처럼 사진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아한 뒤태만 담기로 서로 약속 아닌 약속을 하였다.

 골목길에는 벽화가 있었다. 홍도 일대의 비경을 그린 그림이다. 홍도의 기암이 낳은 비경도 으뜸이었지만 여행자는 벼랑의 소나무들이 더 인상적이었다.

 과거 흑산도 홍어는 홍도 일대에서 많이 잡혔고 지금은 태도 일대에서 잡히는 홍어를 제일로 친다고 하였다.

  골목길에서 본 홍도 제1경인 남문바위 일대 풍경

 홍도의 골목은 짧지만 강렬했고 섬지방의 특색과 관광지로서의 번잡함을 함께 지니고 있었다. 관광객이 빠져 나가는 오후 4시 이후가 되면 섬은 조용해진다.

 홍도갈매기님의 사무실 앞에서 본 견산과 녹섬 일대 풍경. 홍도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풍경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은 앞으로 볼 홍도 해안 풍경의 일부일 뿐이다.

견산가는 길에서 본 홍도 1구 마을

 1구 마을에는 지은 지 오래되지 않은 집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오래된 집들이 보인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보이지만 질긴 섬의 생명력으로 오랜 세월을 견뎌 왔다.

 

홍도는 단연 우리나라에서 해안비경의 으뜸으로 손꼽힌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감상하는 것도 좋겠지만 골목길을 통해 섬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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