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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섬

홍도 해상관광의 색다른 맛, 선상 회




선상에서 맛본 홍도의 싱싱한

 

홍도 유람선 관광 중에 대풍리 앞바다에 이르렀다. 홍도에서 제일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는 대풍리는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으나 옛 마을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옛날 중국으로 가던 배가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던 곳 대풍리. 이곳의 바다는 잔잔하기만 하였다.

 

앞서가던 유람선이 기암절벽 쪽으로 바짝 다가가자 어선 한 척이 날쌔게 달려온다. 무슨 일인가 하고 궁금하던 차에 홍도갈매기님이 이곳에서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다고 하였다.


 

유람선이 이곳 대풍리 앞바다에 잠시 정박을 하면 어부들이 직접 잡은 싱싱한 생선을 실은 배가 쏜살같이 달려온다고 하였다. 대풍리 앞바다는 벼랑이 양 옆을 막고 있는 깊숙한 곳에 있어 호수처럼 잔잔하다. 유람선에 어선을 단단히 묶어 두고 갓 잡아온 싱싱한 회를 즉석에서 썰어 판다.

 

선장인 듯 보이는 중년 사내는 유람선에 작은 어선을 고정하려 안간힘을 썼고 나머지 두 명은 회를 썰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였다. 이윽고 모든 준비가 끝났다. 어선의 사내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회를 썰기 시작하였다.

 

회를 사려는 사람들이 1층으로 내려갔고 어선 쪽 통로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연신 회를 썰어내는 어부들과 돈을 손에 쥐고 회를 달라는 손님들로 배 위는 순식간에 수상시장으로 변했다. 이 생소한 광경이 너무나 흥미로워 한동안 지켜보고만 있었다.

 

“한번 드셔 보실래요?” 홍도갈매기님이 여행자에게 물었다. 저녁에도 회를 먹을 것 같아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홍도갈매기님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후 한 손에는 회가 가득한 접시를, 한 손에는 소주 한 병을 들고 그가 옅은 미소를 띠며 나타났다.

 

이곳 유람선에서 활어 회를 팔고 있는 사람들은 2구에 사는 어민들이라고 한다. 여객선터미널이 있는 1구에 비해 2구 마을은 찾는 관광객이 적어 아직도 대부분의 주민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관광지인 1구 마을의 생선과 횟감도 대개 2구 어부들이 잡은 것이라고 하였다. 유람선에 싱싱한 회를 파는 것은 홍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것을 경험하게 하는 데도 있지만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 주민들에게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편으로 고안된 것이라고 한다.

 

회는 꿀맛이었다. 사는 곳이 남해안과 가까워 회는 늘 입에 달고 살지만 이날 회 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홍도의 비경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함께 해서 아마 더욱 그러했으리라.

 

홍도는 양식을 할 수 없는 조건이여서 모두 자연산이라고 홍도 토박이 홍도갈매기님이 자신 있게 말하였다. 아무렴 어떤가. 자연산이든 양식이든 홍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맛보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자연산이다. 정말 기가 막힌 맛이었다.


배는 다시 바다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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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  (http://blog.daum.net/jong5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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