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의 숨은 보물, '만어사'

 

밀양의 숨은 보물, ‘만어사’

 밀양에서 흘러내린 밀양강이 낙동강과 만나는 곳에 있는 삼랑진의 만어산은 해발 670m 정도의 산으로 특이한 골짜기를 안고 있다. 구불구불 산을 힘겹게 오르면 정상 못 미쳐 바로 아래에 만어사가 있다.

 만어사는 46년 김수로왕에 의해 지어졌고 고려 명종 때인 1180년에 중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창건 역사를 가지고 있어 절집에 이르기까지는 고색창연한 고찰의 모습을 상상하지만 실제로 보면 대웅전, 삼성각, 범종각, 삼층석탑, 근래에 지은 미륵전이 절집의 전부여서 조촐한 산중의 암자 같기만 하다.

 조촐한 경내와는 달리 절집 앞으로는 족히 수천여개는 됨직한 크고 작은 돌들이 널브러져 있어 장관을 이룬다. 폭 100여 미터, 길이가 약 500미터에 달하는 돌너덜지대의 규모도 장관이지만 그 생김새도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어 특이하다. 게다가 이 검은 돌들을 두드리면 서너 개 중 한 두어 개 정도는 쇠 종소리가 난다.

 ‘어산불영魚山佛影’이라 불리는 돌너덜지대에는 전설이 전해져온다. 옛날 동해 용왕의 아들이 자신의 수명이 다한 것을 알고 낙동강 건너에 있는 무척산의 신통한 스님을 찾아가 새로 살 곳을 부탁하였다. 스님은 가다가 멈추는 곳이 인연이 있는 곳이라고 일러주었다. 용왕의 아들이 길을 떠나자 수많은 고기떼가 그의 뒤를 따랐는데, 그가 멈춘 곳이 바로 이곳 만어사라고 한다. 그 뒤에 왕자는 지금의 미륵전 안에 있는 큰 미륵바위로 변했고, 그를 따르던 수많은 고기들 또한 지금의 너덜지대에 있는 크고 작은 돌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미륵전 아래에 첩첩이 깔려 있는 돌너덜의 어산불영은 고기들이 변해서 된 것이라 하여 ‘만어석’이라 부르며 두드리면 맑은 종소리가 나서 ‘종석’이라고도 부른다. 조선 세종 때에는 이 돌로 ‘종경’이라는 악기를 만들려고 했으나 음률이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고도 한다.

 전설에서 용왕의 아들이 변한 돌인 ‘미륵바위’도 신기하다. 높이 5m 크기의 자연석인 미륵바위의 표면은 붉은 색이 감돌아 마치 스님이 입는 가사처럼 보인다. 이 미륵바위를 더욱 신비롭게 하는 것은 해마다 0.3cm 자란다는 이야기와 표충비처럼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 땀을 흘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만어사는 절집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끝없이 펼쳐진 너덜지대와 능선들,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낙동강의 전망이 으뜸이다. 무인다운 표충사와 얼음골 천황사의 고요함과는 다른 만어사는 밀양의 색다른 산중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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