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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또 하나의 일상

더우시죠? 저는 낮잠 즐기는 행복한 개랍니다.




더우시죠? 저는 낮잠 즐기는 행복한 개랍니다.


강원도 수타사를 갔습니다. 날씨가 허벌나게 더운 날이었지요.
 사찰을 구경하다 잠시 더위를 피할 겸 승방 마루로 다가갔습니다.



시커먼 개 한 마리가 팔자도 좋게 네 다리를 늘어뜨리고 오수를 즐기고 있더군요.


"찰칵 찰칵"하는 소리에 잠시 잠을 깨는가 싶더니 다리를 모은 채 다시 잠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참 생긴 꼬락서니는 별로인데 낮잠자는 폼이 여간 부럽지 않습니다.
개가 부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깊이 잠이 들자 얼굴마저 평온해졌습니다.
오뉴월 더위는 개마저 극락으로 이끄는가 봅니다.



저 평온한 얼굴, 달관한 표정. 여행자도 개 옆에 눕고 싶어졌습니다.
개가 사진찍는 나에게 개소리(?) 한마디를 하는 것 같습니다.
'사진 찍느라 니들이 고생이 많다.'




차가운 마룻바닥에 볼을 착 붙이고 양다리를 모은 채 자면 얼마나 시원할까요.
이따금 들리는 풍경 소리와 스님들의 염불 소리는 멋진 자장가가 되겠지요.


오늘같이 더운 날, 강원도의 깊은 산사에서 낮잠을 즐기던 개 한 마리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니 바람에 손을 씻다. 김천령(http://blog.daum.net/jong5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