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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

살아있는 나무 안에 불상을 모신 '운수암'



살아있는 나무 안에 불상을 모신 '조계산 운수암'



선암사 무우전 돌담길을 끝까지 가면
드넓은 차밭과 하늘로 쭉쭉 뻗은 전나무숲이 있다.
전나무숲에는 선암사 중수비가 있어
절의 형국과 유래를 알 수 있다.


이 숲속에 잠시 머물다 길을 떠난 이들은 발길을 돌린다.
조금만 더 가보자.
홀로 난 길이 외롭지만 이 길은 분명 암자로 가는 길이다.



운수암 가는 길은 따뜻한 봄햇살에 바람마저 잠이 든다.
지그재그 발걸음으로 장난놀음을 하다
나뭇잎 하나 물고 암자를 오른다.

졸졸졸 물소리에 귀가 즐겁다.
봄바람이 qhf을 스치니 미치기 거의 일보직전이다.

멀리 암자가 보인다.
하얗게 눈을 내린 매화꽃 사이로 스님 한 분이 보인다.
스님은 냉큼 짐을 싸더니 지게를 지고 암자로 돌아간다.


약간은 비탈진 길을 오르니
하늘을 찌를 듯 소나무, 전나무, 느티나무가 암자를 지키고 있다.
잘생긴 배롱나무가 마지막으로 나그네를 맞이한다.


놀라운 건 그 다음의 일이었다.
'이야, 그 느티나무 참 멋지구나!'
하며 혼자 감상하고 있는데 나무 앞에 제단이 있지 않은가.



가까이 다가서서 보니 나무의 갈라진 틈에 불상이 모셔져 있었다.
암자와 절을 번질나게 다녔던 나로서도 적쟎이 당황스러웠다.
당산나무처럼 신령스러운 나무 안에 불상이 모셔져 있으니
그 기운과 영험이 더 많다고 믿어서일까.


암자 입구에 앉아 오가는 이들의 건강과 안녕을 도모하는가 보다.
깊이 합장하고 암자를 둘러 보았다.


운수암 가는 길은 평온하고 편리하다.
기꺼해야 선암사에서 수백미터 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다.
맑은 계곡에 앉아 봄이 오는 소리를 듣기에 이만한 곳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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